암 병원 입원 환자들의 ‘좋은 간호(Good Nursing)’ 경험
Good Nursing Experience of Patients with Cancer in a Korean Cancer Hospital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Purpose
This study aimed to explore and describe good nursing experiences of patients with cancer.
Methods
Data were collected using individual in-depth interviews with 15 males and 8 females who were hospitalized in a Korean cancer hospital. The transcribed script was analyzed using Colaizzi's phenomenological method.
Results
As a result, three theme clusters and nine themes were identified. The three theme clusters were as follows: “being kind and expert in every step along the cancer care trajectory,” “taking an omnipotent mediator role supporting patients’ well-being,” and “providing professional care touching patients’ mind and body.” Three themes were assigned to each cluster to illustrate the given phenomena.
Conclusion
Cancer patients wanted considerate understanding and sincere care from nurses while they experienced physical and emotional suffering owing to the cancer, treatment trajectory, and hospital system. To improve the quality of nursing care for cancer patients, patient-centered care combined with nurses’ expertise in oncology care must be provided based on the insights from our study's findings.
I.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암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암환자의 생존율은 과거에 비해 향상되었지만, 암은 우리나라 사망 원인 중 1위를 차지하며 암환자의 건강관리는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Yang, Chae, & So, 2018). 항암화학요법은 대표적인 암 치료방법 중 하나로, 다양한 암 치료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나, 많은 환자들이 오심, 구토, 탈모, 점막염, 말초신경병증, 피부 및 손톱 변색, 감염, 빈혈, 출혈 등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신체적 부작용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다(Lee et al., 2012; Tofthagen, McMillan, & Kip, 2011).
또한 암환자들은 죽음이 연상되는 질병의 특성으로 인해 진단 시기부터 치료 과정 전반에서 죽음과 관련된 두려움을 느끼며 충격, 공포, 우울, 화 등의 부정적인 감정과 복잡한 심리 상태에 놓여 있다(Ekwall, Ternestedt, Sorbe, & Sunvisson, 2014; Joulaee, Joolaee, Kadivar, & Hajibabaee, 2012). 이처럼 암환자들은 항암화학요법이나 수술 등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으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으며, 암이라는 질병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되어 삶의 질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Nayak et al., 2017). 그러나 암환자들은 치료과정에서 상실감, 고통, 무력감을 느끼면서도 희망을 유지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 암환자들이 입원해서 치료를 받는 동안 의료진들은 이들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지지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Kim & So, 2019).
암환자들의 평균 수명이 연장되면서 암환자 치료는 더 이상 질병 예방과 치료에 초점을 두는 것에 머물지 않고 질 높은 돌봄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Yang, Cho, & Chang, 2012). 이같은 변화에 따라 임상에서 환자들의 관점이 충분하게 반영되어야 하지만 여전히 치료 중심, 질병 중심으로 치우쳐 있어 상대적으로 환자 돌봄에 대한 관리는 등한시 되고 있다(Gupta, Rodeghier, & Lis, 2013). 국내 연구에서 암환자들의 간호 경험에 대한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지만 최근 진행된 선행연구(Kim & So, 2019; Seo, Kwon, Kim, & Han, 2019; Won et al., 2017)들은 암환자들이 신체적 증상뿐 아니라 정신적 측면의 건강 관리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암환자에게 간호사는 병원 안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의료인으로서 암환자 간호는 이들이 경험하는 돌봄의 질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Seo et al., 2019). 따라서 암환자가 입원하면서 경험한 좋은 간호(good nursing)가 무엇인지 그 의미를 확인하는 것은 암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들에게 필요한 과정이다.
암환자들이 입원하면서 겪은 좋은 간호의 경험은 특수하고 주관적이어서 설문조사나 정형화된 도구를 사용하여 파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본 연구는 연역적으로 유추된 설문지를 통해 암환자들의 경험을 파악하는 것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암환자들의 경험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질적 연구방법을 사용하여 이들이 경험한 좋은 간호가 무엇인지 그 의미를 탐색하고 서술하고자 한다. 이는 환자의 관점에서 암환자 간호의 현 주소를 파악하는 기회가 될 것이며, 환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간호를 확인하여 임상에서 적용 가능한 간호 중재를 마련하는데 기초자료가 될 것이다.
2. 연구목적
본 연구는 암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좋은 간호 경험의 의미를 이해하고 기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II. 연구 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암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이 겪는 좋은 간호 경험에 대한 의미를 탐색하기 위해 Colaizzi (1978)의 현상학적 방법을 사용한 질적 연구이다.
2. 연구 참여자
본 연구는 서울의 일개 종합병원 암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 중 연구 목적과 방법을 이해하고 연구 참여에 자발적으로 동의한 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 참여자 선정의 구체적 기준은 다음과 같다. 암 진단을 받은 만 19세 이상의 성인,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요법 또는 종양 제거 수술을 받기 위해 입원한 환자, 의식이 명료하고 의사소통이 가능한 자, 정신과적 문제나 신경과적 질환이 없는 자이다. 심층 면담을 위해 의사소통이 불가능하거나 정신과적인 질환이 있거나 연구 참여에 동의하지 않은 자는 제외하였다.
본 연구의 참여자는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요법을 받기 위해 내원한 내과계 환자 9명과 수술을 받기 위해 내원한 외과계 환자 14명을 포함하여 총 23명이다. 성별은 남자 15명, 여자 8명이었고, 평균 연령은 45.7세였고, 평균 치료 기간은 16.74개월(약 1년 5개월)이었다. 환자의 진단명 중 내과계는 림프종, 외과계는 위암, 대장암과 같은 소화기계 암이 가장 많았다(Table 1).
3. 자료수집 방법 및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연구 참여자를 모집한 상급종합병원의 IRB (institutional review board)심의는 받지 않았지만 간호본부가 진행하는 연구로 진행되었다. 병원 내부의 연구 승인 절차인 간호본부 연구위원회 회의를 통해 연구를 기획하고 수행하였다. 또한 연구 참여자들의 자발적 동의를 기반으로 연구 윤리와 관련된 모든 절차를 잘 준수하여 진행하였다. 연구를 시작하기 전, 참여자들에게 연구 목적 및 의의를 충분히 설명하고 참여할 의사를 밝힌 참여자에 한해 연구를 진행하였다. 본 연구의 자료수집은 해당 암 병원의 협조 하에 수행하였다. 본 연구는 편의적 표본 추출법(convenient sampling)을 사용하였으며, 자료 수집은 참여자가 충분하게 자신의 경험을 서술할 수 있도록 환자 병실이나 회의실 등 조용한 환경에서 이루어졌다. 반구조화된 질문지를 이용하여 개별 심층 면담을 1회 시행하였으며, 면담시간은 60분∼90분이 소요되었다.
본 연구의 주 질문은 ‘암환자들이 경험한 좋은 간호는 어떠한가?’이다. 구체적인 질문 내용은 암을 진단 받고 암 병원에 오기까지의 과정에서 시작하여 암 치료 과정에서 간호사와 관계 형성 과정, 병원생활에서 간호사의 역할 경험, 전반적인 간호 및 좋은 간호에 대한 경험 등에 대한 것이었다. 연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서는 후속 질문을 통해 심층적으로 접근하였으며 개별 면담을 통해 더 이상의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때까지 충실하게 자료를 수집하였고, 면담 내용은 참여자의 동의를 얻어 녹음하여 면담이 끝난 후 필사되었다. 수집된 자료는 순수하게 연구 목적으로만 사용되며, 개인 정보 노출 방지를 위해 자료를 코드화 하고, 보안이 유지되는 이중 잠김이 가능한 장소에 보관되어 연구자 외 사용하지 않고 연구가 완료된 후에는 분쇄 폐기하여 환자 개인정보 유출의 가능성을 배제할 것임을 충분히 설명하였다.
본 연구자들은 다수의 질적 연구를 수행한 경험이 있으며, 암환자를 현장에서 간호한 경력이 있어 암환자들을 이해하는데 민감성을 발휘할 수 있었다. 또한, 질적 연구를 수행하며 질적 면담 진행과 자료분석 방법에 대한 역량을 고취하기 위해 꾸준하게 질적 연구 학술대회에 참석하여 질적 연구자로서의 자질을 갖추고자 노력하였다.
4. 자료분석 방법
수집된 자료는 Colaizzi (1978)의 현상학적 분석방법을 사용하였다. 참여자로부터 수집된 자료를 반복적으로 읽고 연구 현상에 관련된 의미 있는 구절과 문장을 중심으로 참여자의 진술을 추출하였다. 다음으로 비슷한 의미의 진술들 중 대표적인 진술들을 추출하여 연구자들의 언어로 의미를 재구성하여 유사한 것을 모아 주제로 분류하였고, 이 중 유사한 주제들을 다시 묶어 좀 더 추상적인 주제모음으로 도출하였다. 이후 본 연구 현상의 본질적인 구조에 대한 타당성을 확인하고자 원자료와 면밀히 비교하여 점검하는 과정을 거쳤다. 본 연구는 참여자들의 시각에서 체험을 이해하기 위해 판단중지(bracketing) 전략을 사용하였으며 본 연구자들의 선입견이나 편견을 최대한 배제시켜 연구 현상에 대해 깊이 있는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였다(Creswell, 2013).
5. 연구의 엄밀성 확보
본 연구는 타당성 확보를 위해 타당성(credibility), 적용성(fittingness), 감사가능성(auditability), 확인가능성(confirmability)의 4가지 준거에 따라 평가하였다(Sandelowski, 1986). 타당성을 높이기 위해 조용한 장소에서 개별면담을 진행하면서 참여자의 이야기에 집중하였고, 참여자가 편안한 마음 상태에서 진솔한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분석과 해석의 신뢰성을 위 하여 질적 연구자 3인의 동료 피드백을 받았고, 참여자 검증을 실시하여 도출된 주제의 보편성과 타당성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적용성을 위해 경험 현상을 풍부하게 설명할 수 있는 참여자를 선정하였으며 더 이상 새로운 내용이 나오지 않는 포화상태에 이르기까지 자료수집과 분석을 시행하였다. 감사가능성을 위해 연구 결과에서 도출된 주제에 대한 원자료를 제공하여 독자들이 연구 자료에서부터 결과까지의 의사결정 과정을 따라갈 수 있도록 하였다. 확인가능성을 위해 참여자 진술에 대한 선입견이나 편견 등을 끊임없이 점검하며 연구자 개인이 경험한 내용이나 느낌이 참여자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하였다.
III 연구 결과
암환자의 좋은 간호 경험 분석 결과는 Table 2와 같다. 자료 분석 결과, 9개의 주제가 도출되었고, 이 주제들을 통합하여 이들의 경험을 보다 포괄적으로 서술할 수 있는 3개의 주제모음이 도출되었다. 도출된 주제는 ‘진정성 있는 교감’, ‘환자의 안위를 지켜주는 세심한 지지’, ‘마음 속 깊이 새겨지는 최고의 돌봄’이었다.
제 1 주제모음: 진정성 있는 교감
참여자들은 ‘좋은 간호’의 본질을 가족처럼 돌보는 진심 어린 간호로 표현하였다. 이들은 낯설고 외로운 암 투병 과정에서 가족처럼 진심으로 환자를 대하는 간호사들을 만나 긍정적인 간호를 경험할 수 있었다. 암 환자들은 환자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 공감해 주는 간호, 절망하는 환자를 다시금 일어나게 하는 활력을 주는 간호, 가슴 속 깊은 곳에 와 닿는 위로와 감동을 주는 간호를 통해 치료과정 내내 심신이 치유되는 것을 경험하였다.
1)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정을 쌓아감
참여자들은 오랜 기간 입원하여 치료를 받으면서 아플 때 같이 아파해 주고, 상태가 호전되었을 때 가족처럼 함께 기뻐해주는 간호의 긍정적 상호작용을 경험하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은 늘 자신의 곁을 지키는 간호사들을 통해 점차 친근하고 편안한 간호를 느끼게 되었다.
간호사를 그냥 직장인이라고 생각했는데 병원에 오니 힘든 일도 솔선수범해서 하고, 보호자가 없을 때는 엄마 역할도 대신해 주고… 덕분에 어제 엄마 없이도 편안하게 보냈어요. (참여자 1)
환자뿐 아니라 보호자까지 살뜰히 챙기는 간호사님이 고마웠어요. 내 일처럼 같이 슬퍼해 주고 같이 기뻐해주는 마음이 참 이쁘더라고요. 8개월 동안 정이 많이 들었어요. (참여자 10)
2) 무미건조한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줌
암환자들은 크게 변화되는 것 없는 반복된 병원 생활로 웃을 일이 없고 지루한 일상을 보냈다. 그나마 밝고 활기 있는 모습으로 인사하고, 오며 가며 안부를 묻는 간호사들을 보면서 생기 있는 에너지를 전달받았고, 활기찬 응원은 이들에게 좋은 간호로 기억되었다.
암환자로 있으면 많이 우울해요. 간호사님이 먼저 알아봐 주고 큰 소리로 인사해 주는 것만으로도 저에게 위로가 되고 안정을 주더라고요. ‘아버님∼’ 하고 친근하게 호칭을 붙이고 항상 밝게 대해 주니깐 만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아픈 것도 덜해지는 느낌이에요. (참여자 2)
밝은 목소리로 웃음을 주는 간호사를 보면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게 되는 것 같아요. 밥 잘 먹어야 한다고 해서 잘 먹으면 ‘어머! 잘 먹으셨네!’ 라고 말해 주니 힘이 나요. (참여자 16)
3) 가슴 속 깊은 곳까지 전달되는 위로에 힘이 남
암 진단 및 암 수술과 관련된 합병증으로 입원한 환자들은 의료진들이 무심코 던지는 말로 인해 쉽게 상처를 받았고 자신의 질병 상태를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암환자의 고통과 아픔을 알아주고, 환자 혼자 감내하지 않도록 응원해 주는 따뜻한 관심은 환자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고 기운을 북돋아 주는 원동력이 되었다.
선생님들은 별일 아닌 것처럼 말씀하시는데 환자들은 밤새 잘못된 건 없는지 고민해요. 간호사의 말 한마디에 큰 위로가 되고, 가끔 같이 울어주고 손 잡아 주는 간호사도 있는데 평생 잊지 못할 일이죠. 환자 입장에서 말 한마디 해 주면 그것만큼 고마운 게 없어요. (참여자 17)
암환자에게는 격려와 인정만큼 좋은 게 없어요. 아프다고 하면 간호사님들은 ‘여기가 아프세요? 하면서 직접 만져 보잖아요. 그러면 신기하게 진짜 덜 아플 때가 있어요. (참여자 4)
제 2 주제모음: 환자의 안위를 지켜주는 세심한 지지
참여자들은 단기간 치료로 해결되지 않는 암이라는 질병을 가지고 있었고 이로 인해 자신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보다 안정적이고 편안한 병원 생활을 원하였다. 이는 환자의 요구를 잘 들어주는 간호사의 신속하고 지속적인 도움을 통해 실현 가능하였다. 참여자들은 의사와 환자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을 하였고, 환자의 요구를 대변하여 병원 내 문제를 해결하고, 치료에 대한 진행 상황에 대해 궁금한 점을 신속하게 알려주는 등 다방면으로 도움을 주는 간호 덕분에 병원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
1) 의사와 환자 사이를 연결하는 든든한 다리가 되어 줌
참여자들은 의사를 바빠서 환자와 만나기 어려운 사람 또는 궁금한 점을 물어보기 어려운 사람으로 인식하여 의사 대신 간호사에게 의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환자에게 의사가 필요한 경우 간호사는 의사에게 신속하게 연락하여 환자의 의견을 전달하여 문제를 해결해 주었고, 의사와 환자 사이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
의사들을 자주 볼 기회가 거의 없다 보니 간호사님들이 중간에서 제 상태를 자주 전달해 주잖아요. 아프다고 하면 간호사님들이 바로 의사에게 전해줘서 제 상태를 확인하게 연결해 주니깐 간호사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참여자 4)
회진할 때 교수님이 상태를 물어보면 제가 당황해서 대답을 잘 못할 때 간호사님이 와서 제 건강 상태와 기분까지 전해 주세요. 환자와 가장 많은 대화를 하는 사람이 간호사이다 보니 질환을 넘어서서, 오늘은 내가 밥을 얼마나 먹었는지도 알고 있잖아요. (참여자 8)
2) 어떤 상황에서도 기꺼이 도움을 줌
병원에서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환자 관련 문제, 병원 환경 및 절차와 관련된 문제 등 다양한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간호사를 보면서 참여자들은 간호사를 병원 생활을 원활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생각하였다. 이들은 환자의 불편을 먼저 알아내고 미리 해결해 주는 간호를 통해 병원생활에 만족하였고, 직접 병원생활을 하면서 느낀 좋은 간호에 대한 경험을 진술하였다.
빠르고 능숙하게 일을 잘 처리해 주니깐 병원에서 생활하면서 간호사를 통해 해결하는 경우가 정말 많아요. 그래서 문제가 생기면 우리 간호사부터 찾는 거죠. (참여자 1)
지난 번 퇴원하고 소독 물품을 도저히 구하지 못해서 급하게 병원에 전화했는데 간호사님이 해당 물품 제조회사, 판매회사까지 다 알아보고 알려주셨어요. 병동에서도 그랬지만 퇴원해서 일이 생기면 간호사님이 먼저 생각나요. (참여자 3)
3) 무엇이든 물어보는 소통의 창구가 됨
참여자들은 병원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건강 상태를 가장 궁금해하였다. 의사에게 물어보고 싶은 말은 많았 지만 의사를 직접 대면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 일반적으로 간호사를 통해 궁금증을 해결하고 있었다. 이들은 환자의 요구를 대변해 주고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간호사가 고마웠고, 환자가 궁금해하는 것이 무엇이든 그 궁금증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고, 환자가 무작정 기다리지 않게 도와주는 간호를 좋은 간호로 생각하였다.
환자나 보호자들은 의료에 대해 잘 모르잖아요. 건강관련 교육은 간호사님한테 많이 들으니까 뭘 물어보기도 좋고 금방 알아봐서 대답해 주니깐 고맙죠. (참여자 1)
궁금한 게 있어 물어보면 간호사님들은 진행 상태를 자세히 알려 주니깐 환자 입장에서는 덜 답답해요. 아픈 사람에게 마냥 기다리라는 말처럼 힘든 말은 없거든요. (참여자 11)
제 3 주제모음: 마음 속 깊이 새겨지는 최고의 돌봄
참여자들은 소명의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일하는 모습, 숙련된 기술과 전문 지식에 근거한 환자 교육을 통해 전문성 있는 간호를 경험하였다. 그리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싫은 내색 없이 묵묵히 자신의 일을 책임감 있게 완수하는 간호사들을 보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하였다. 참여자들은 그 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친절과 전문성을 겸비한 간호를 통해 진짜 돌봄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1) 소명의식이 내재된 숭고한 간호를 만남
참여자들은 간호사들이 힘들고 지저분한 일임에도 전혀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전에 느껴보지 못한 간호를 경험하였다. TV 나 대중매체를 통해 접하는 게 전부였던 간호를 직접 경험하면서 보통 일이 아닌 간호 업무에 대해 놀랐고, 주어진 일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간호사의 행동을 좋은 간호로 평가하였다.
섬망이 심해져 막말을 하고 폭력적으로 변하는데 간호사들이 자신보다 환자가 다치지 않게 배려하는 모습을 보고 ‘간호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이래서 천사구나’ 싶었어요. (참여자 2)
암환자들이 정말 예민하잖아요. 그런 환자들을 편안 하게 대하는 게 쉽겠어요? 남인데 진짜 정성을 다하는 모습에 놀랐어요. 한 시간에 한번씩 체위 변경해 달라고 해도 불평하지 않고 진심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참여자 10)
2) 전적으로 믿고 나의 간호를 맡김
참여자들은 환자에게 필요한 건강 관리를 묵묵하게 해내는 간호사들을 보면서 신뢰를 쌓아갔다. 특히, 환자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고 불쾌한 상황임에도 거부감이나 싫은 티를 내지 않고 환자의 신체를 기꺼이 돌봐주는 간호사의 모습에서 부끄러움 없이 치료에 응할 수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간호사님이 손톱, 발톱 빠진 것까지 다 봐주셨어요. 사소한 거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으려고 하고 보호자보다 더 신경 써 주더라고요. 사람 마음이 중요하잖아요. 밤새 설사한 날도 눈치보지 않고 믿고 맡길 수 있을 정도로 편안함을 느꼈어요. (참여자 1)
변을 보다가 항문이 찢어졌는데 창피해서 얘기를 안하다 간호사님께 지나가듯 얘기를 했는데, 먼저 찾아와서 ‘제가 도와드릴까요?’라고 묻는 거에요. 당연히 도와줄 일이라고 하는 간호사님의 배려에 제 몸을 맡길 수 있겠더라고요. 창피할 일이 아니라는 말이 참 고마웠어요. (참여자 8)
3) 심신을 어루만지는 돌봄에 만족함
암환자들은 자신들을 위해 준비된 간호를 경험하면서 마음 편히 치료에 적응할 수 있었다. 친절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돌봄을 통해 간호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진정성이 느껴지는 간호, 따뜻함이 느껴지는 배려를 통해 좋은 간호를 경험하였다.
생명을 다루는 일인데 친절하다고만 되는 게 아니잖아요. 간호사들이 공부도 많이 해서 실력도 있으면서 환자에게 상냥하게 다가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최고의 전문가다워요. (참여자 2)
궁금한 게 있어 질문하면 척척 대답해 주고, 친구처럼 마음을 나눠 주기도 하고, 환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감동받았어요. 치료 받는 동안 남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제 불편한 감정까지도 털어낼 수 있게 도와주셔서 긴 투병생활을 잘 견딜 수 있었어요. (참여자 6)
IV. 논 의
본 연구에서 Colazzi (1978)의 현상학적 연구 방법을 사용하여 도출한 입원 암환자들의 좋은 간호 경험의 주제모음은 3가지로 도출되었으며, ‘진정성 있는 교감’, ‘환자의 안위를 지켜주는 세심한 지지’, ‘마음 속 깊이 새겨지는 최고의 돌봄’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암환자들이 경험하는 좋은 간호의 제 1 주제모음은 ‘진정성 있는 교감’으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암 진단과 복잡한 치료과정으로 인해 한 번 입원을 하면 오랜 기간 병원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치료과정에서 불안, 두려움, 우울, 등 정서적 불안정을 호소하였고 이는 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에서 보여지는 삶의 불확실성 증상들과 유사하였다(Sajjadi, Rassouli, Abbaszadeh, Brant, & Majd, 2016). 참여자들은 질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신체적, 정신적 고통으로 예민해져 있었고, 입원 초기에는 자신에게 집중하느라 간호에 대해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매일 만나는 간호사들이 한결 같은 모습으로 돌봐주는 모습을 보면서 참여자들은 마음의 문이 조금씩 열렸고, 보호자의 건강까지 염려해 주는 진정성이 느껴지는 간호에 고마움을 표현하였다. 입원 초기, 암환자들은 간호사를 단순 직장인으로 바라보며 객관적 시선을 유지하였으나 병원생활을 통해 진심 어린 간호를 경험하면서 간호사를 친근한 대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참여자들이 간호사들에게 경계의 태도를 취한 것은 그 동안 암환자들이 경험하는 정서적 문제를 환자 개인적인 감정으로 여기는 의료인들의 부정적인 태도에서 기인한 것으로 사료된다(Choi & Yeom, 2019). 하지만 환자의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는 따뜻한 간호를 통해 보다 열린 마음으로 간호사를 수용하게 된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우울하고 무료한 병원 생활을 하는 참여자들에게 간호사의 밝은 모습과 진심을 다하는 마음은 삶의 활력이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암환자들에게 심리, 사회적 중재는 이들의 심리적 디스트레스와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중재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Hodges et al., 2011; Min & Oh, 2011). 간호사의 유머나 웃음, 관심 등은 심리, 사회적 중재의 하나로서 암환자들에게 긍정적 에너지를 전달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이 다(Demir, 2015). 이는 암환자의 통증 조절을 위해 약물 중재 없이 마사지나 영적 간호 등을 통해 통증이 감소되었다는 선행연구 결과(Oh & Han, 2013)와 일맥 상통하는 것으로, 본 연구에서 간호사의 관심과 신체적 접촉으로 통증이 없어진 것 같다는 참여자의 면담 결과를 통해서도 이와 유사한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암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들은 암을 진단받고 힘들게 치료하는 환자와 더불어 그의 가족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진실된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며, 이들이 겪는 신체적 고통뿐 아니라 정신적 어려움까지도 이해하기 위한 세심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 암환자들이 겪은 좋은 간호 경험의 제 2 주제모음은 ‘환자의 안위를 지켜주는 세심한 지지’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입원하는 동안 의사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적어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고 이를 간호사를 통해 해결하고자 시도하였다. 세심하고 친절한 간호사의 태도는 병원 생활에 있어 환자들이 보다 능동적인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요소로(Chung & Hwang, 2017), 암 치료과정에서 잘 알지 못하는 의학 지식이나 질병에 대해 간호사가 제공하는 쉬운 설명은 자신의 건강 상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고 신속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간호사들을 통해 답답함이 해소되었다. 암환자에게 의료인은 중요한 지지체계이다(Salonen et al., 2012). 우리나라 노인 암환자에 대한 의사의 차별을 다룬 선행연구(Lim et al., 2016)에서 의사들은 노인이 대화하기 어려운 상대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어 이들에게 암 진단 고지와 치료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하였다.
암환자는 의료인이 암 진행에 대해 불분명하게 설명할 경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자신이 주체가 되는 치료과정에서 외면 받는 느낌을 갖게 되어 결국 삶의 질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암 치료 시 적극적인 의사결정 방식을 선호하고 있었다(Lehto, Helander, Taari, & Aromaa, 2015; Reyna, Nelson, Han, & Pignone, 2015). Koo와 Lee (2017)의 연구에 따르면, 수술 전 암 환자의 의사결정 갈등 정도는 치료과정 중 의료인의 지지가 있는 경우에 지지가 없는 경우보다 의사결정 갈등 정도가 낮은 결과를 미루어 짐작해 볼 때, 암환자들에게 의료진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은 암 치료에서 중요한 부분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의료기관 은 짧은 시간에 많은 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로 인해 입원한 암환자들이 의료진을 원하는 시간에 만나기가 쉽지 않으므로 의사-간호사-환자간의 간접적인 의사소통에서 오해가 없도록 간호사들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간접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밖에 없는 의료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의료 시스템을 변화시키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정책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보호자 위주의 의사소통 체계도 환자 중심으로 변화시켜 자신의 건강문제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 가족이 아닌 환자가 스스로 판단하여 치료를 결정할 수 있는 의료 문화를 정착시키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 암환자들이 경험한 좋은 간호의 제 3 주제모음은 ‘마음 속 깊이 새겨지는 최고의 돌봄’이었다. 암환자를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암 병원의 간호 서비스를 조사한 선행연구(Won et al., 2017) 결과, 친절, 쉬운 설명, 요구사항에 대한 처리 능력, 수치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 등 간호 서비스의 질에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는 본 연구 결과에서도 구체적으로 나타났는데, 참여자들은 잦은 체위 변경과 섬망 환자 간호, 대변 문제에 있어 환자를 위하고 기꺼이 해결해 주려는 간호를 높이 평가하였다.
특히, 배변 장애는 인간의 생리적 욕구가 제대로 충족되지 않는 것으로, 암환자들의 활동에 방해가 되고, 심리적으로도 움츠러드는 불편한 증상이다. 뿐만 아니라 배변 문제로 인해 자신의 신체를 남에게 노출시키는 것은 인간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어 예민한 문제라 할 수 있다(Byeon, Lee, Chung, Yoo, & Jeon, 2019). 그러나 바쁘고 힘든 업무 상황임에도 싫은 내색하지 않고 환자 입장에서 이해해 주고 환자가 부끄러워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치료에 응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모습에서 소명감으로 돌봄을 실천하는 간호를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본 연구 결과에서 암환자들은 질병 특성상 간호사가 친절한 것도 중요하지만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한 숙련된 간호 역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는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간호의 질을 평가한 선행연구(Kang & Suh, 2015)에서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안다, 능숙하다, 친절하다, 치료에 대해 시간을 내어 정확하게 설명해 주었다’의 항목에서 점수가 높게 나타난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암환자들은 적극적으로 소통하 고 공감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책임을 다하는 최선의 간호를 기대하였다.
지금까지의 고찰을 종합해 볼 때, 암환자들은 죽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질병으로 인해 두려움과 우울 등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하지만(Jean & Karen, 2017), 이와 동시에 생명을 위협하는 극한 상황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게 해 주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이 되어주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간다(Kim & So, 2019). 본 연구를 통해 암환자들은 가족과 같이 돌봐주는 편안한 간호, 오랜 기간 병원에서 어려움 없이 지낼 수 있게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는 세심한 간호에 만족을 느끼고 있었다. 암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진심이 담긴 관심과 친절은 암환자와 가족들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되었고, 숙련된 기술을 바탕으로 한 전문적인 간호는 암환자의 건강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밝혀진 암환자들의 좋은 간호 경험을 통해 앞으로 암환자들이 겪는 신체적, 정신적 고통으로부터 편안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간호 중재를 마련하고, 의료진들과 자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병원 환경을 만들기 위해 조직적, 개인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는 입원 중인 암환자들의 좋은 간호 경험에 대해 현상학적 방법을 적용하여 심층적으로 탐구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암환자에게 필요한 간호 요구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간호 중재의 근거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일개 병원의 암환자들의 간호 경험에 국한되어 있고, 입원한 시점의 간호 경험에 대한 면담을 진행하면서 부정적인 경험에 대한 진술의 자율성에 있어 제한점이 있을 수 있다.
V.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현상학적 방법을 사용하여 암환자들이 경험한 좋은 간호의 본질적 의미를 탐색하고자 시도되었다. 암환자들은 치료과정에서 지치고 힘든 환자와 보호자에게 안부를 전하는 따뜻한 말 한 마디에 위로를 받고, 밝은 웃음과 진심이 담긴 간호 행위에 감동을 받았다. 이들은 유창한 언변 대신 암환자들의 삶 속에서 환자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진짜 돌봄을 원하고 있었다. 의료기관 내 암환자 간호 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본 연구 결과를 통해 나타난 암환자의 간호 요구에 따라 친절과 전문성이 결합된 환자중심 간호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다양한 의료기관의 암환자들을 대상으로 긍정, 부정적인 간호 경험을 종합하여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질적 연구를 제언한다. 둘째, 암환자들의 간호 요구에 따른 환자중심 간호 중재를 개발하고 적용하여 그 효과를 확인하는 연구를 제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