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건의료 전문가의 협력적 실무 경험
Experience of the Collaborative Practice among Health Professionals in Korea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Purpose
This study aimed to understand and describe the experiences of collaborative practice among health professionals in Korea.
Methods
Data were collected through individual in-depth interviews conducted from January to March 2021 with 10 health professionals in Korea. All interviews were audiotaped and transcribed verbatim. The transcribed data then underwent qualitative content analysis.
Results
Through content analysis,10 categories and 3 themes were formed. Three themes, “working based on knowledge,” “having difficulty in building collaborative relationships,” and “playing complementary roles” emerged.
Conclusion
The limitation is that the study participants are 10 health professionals in Korea working at healthcare institutions. However, this study is of great significance in that it provided basic data for preparing measures for collaborative practice among health professionals in Korea.
I.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오늘날 환자들은 복잡한 건강 문제를 가지고 있어 단일 분야의 보건의료 전문가가 환자의 건강 상태를 개선 하는데 필요한 모든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1]. 환자에게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과 기술의 복잡성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다양한 보건의료 전문가가 함께 팀을 이루어 일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2]. 효과적인 팀의 구성은 수직적 조직 구조를 수평적으로 변화시켜 팀 내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한다[3]. 팀의 구성원들은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단합하여 환자의 건강성과와 환자 안전 을 향상시킨다[4]. 따라서 국내 보건의료 분야에서 소통, 협력 및 팀워크가 기반이 된 팀 접근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5].
2010년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는 ‘Framework for Action on Interpro- fessional Education & Collaborative Practice’ 를 통해 보건의료 전문가 간 팀 접근법을 기반으로 한 협력적 실무(collaborative practice, CP)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6]. 협력적 실무란 서로 다른 전문 배경을 가진 다양한 의료 종사자들이 환자, 가족, 간병인 및 지역사회와 협력하여 최상의 진료를 제공할 때 발생하는 것이다 [6]. 협력적 실무는 서로 존중하고 지지하는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하여 정보를 공유하고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게 한다[7]. 이는 보건의료 전문가 간 발생하는 의사소통과 의사결정을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며, 서로 공유한 지식과 기술이 환자 치료에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한다[8]. 궁극적으로 보건의료 전문가 간 발생한 협력적 실무는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과 환자 안전을 향상시키고 입원율, 입원 기간, 임상적 오류율 및 사망률을 감소시킨다[6]. 따라서 보건의료 분야에서의 협력적 실무는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국외에서는 보건의료 전문가의 협력적 실무 경험을 분석하고[9,10] 협력적 실무를 위한 역량을 도출하여 [11–13] 이를 측정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는 등 [14,15] 국외 보건의료 전문가의 협력적 실무를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어왔다. 그러나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의 협력적 실무에 대한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며,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의 협력적 실무에 대한 개념조차 명확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다. 일부 선행연구에서는 협력적 실무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그 효과를 확인하였으나[16,17] 국외 보건의료 전문가의 협력적 실무를 위한 역량을 바탕으로 하였다는 제한점이 있다.
국외와는 다르게 국내 보건의료 분야는 수동적이고 폐쇄적이며 수직적인 위계질서를 기반으로 한 유교 문화와[18] 직위를 중심으로 형성된 서열이나 권한을 중시하는 병원문화가 정착되어 있다[3]. 그러므로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의 협력적 실무를 위해서는 먼저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의 협력적 실무에 대해 깊이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 중 의사, 약사, 간호사를 대상으로 개별 심층 면담(in-depth interview) 을 실시하여 이들의 협력적 실무 경험을 탐색하고 기술하여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의 협력적 실무 경험에 대해 이해하고자 한다.
2. 연구 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보건의료기관에 근무 중인 의사, 약사, 간호사를 대상으로 개별 심층 면담을 실시하여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의 협력적 실무 경험을 탐색하고 기술하여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있다. 본 연구의 질문은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의 협력적 실무 경험은 어떠 합니까?”이다.
II. 연구방법
1. 연구 설계
본 연구는 의사, 약사, 간호사를 대상으로 하여 개별 심층 면담을 진행하고 내용분석방법을 이용한 질적 연구이다.
2. 연구 참여자
본 연구의 참여자는 B 광역시에 소재한 상급종합병 원에 근무 중인 의사 3인, 약사 2인, 간호사 4인과 지역약국에 근무 중인 약사 1인이다. 이들은 모두 상급종합병원에서 근무한 임상경력이 5년 이상이며, 보건의료 전문가 간 협력적 실무 경험이 풍부한 자들이다. 참여자 선정은 목적적 표본추출법(purposive sampling)과 눈덩이 표본추출법(snowball sampling)에 따라 선정하였다. 참여자 수는 자료가 포화상태에 이를 때까지 추가하였다. 중도 탈락자 없이 최종 연구 참여자 수는 10명이었다.
3. 자료수집 방법
자료수집은 2021년 1월 20일 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 승인일 이후 2021년 1월 25일부터 3월 30일까지 개별 심층 면담을 통해 진행되었다. 먼저 협력적 실무 경험에 대해 풍부한 내용을 답변해 줄 수 있는 의사 2인, 약사 1인, 간호사 4인을 목적적으로 표집한 뒤 눈덩이 표본추출법을 사용하여 의사 1인, 약사 2인을 표집하였다. 면담은 참여자의 동선과 이동 시간을 고려하여 참여자가 근무하고 있는 기관 내 세미나실과 근처 카페에서 이루어졌다. 면담 장소에는 테이블 위에 연구에 대한 설명문과 동의서 및 필기구를 마련해두었다. 연구의 목적과 방법, 비밀유지와 중도철회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한 뒤 자발적 연구 참여에 대한 서면동 의서를 받고 면담을 진행하였다. 먼저 연구자 소개와 인사로 면담을 시작하였으며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었다. 그 뒤 개방적이고 반구조화된 질문(semi-structured question)을 사용하여 연구 주제와 관련된 내용으로 이어나갔다. 본 연구의 질문은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 간 협력적 실무 경험은 어떠합니까?”이며 이에 따른 구체적인 질문은 다음과 같다.
•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 간 협력적 실무 경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입니까?
•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 간 협력적 실무를 수행하는 데 어려운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 간 협력적 실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 간 협력적 실무를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 간 협력적 실무를 위해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가 갖추어야 할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모든 자료수집은 1인의 연구자에 의해 진행되었다. 연구자는 참여자들이 편안하고 자유롭게 말할 수 있도록 격려하였으며, 연구 참여자의 표정과 손짓 등을 관찰하면서 떠오르는 생각을 즉시 현장 노트(field note) 에 기록하였다. 각 면담 종료 당일 연구자는 원자료의 누락과 왜곡을 방지하기 위해 녹음된 면담 내용을 반복 해서 들으면서 그대로 정확하게 필사하였다. 분석 과정 에서 필사한 자료 중 불충분하거나 해석하기 어려운 부분이 발견되어 2인의 간호사에게 후속 면담을 진행하였다. 면담은 더 이상 새로운 내용이 나타나지 않고 이야기가 반복되어 자료가 충분히 포화되었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종료되었다. 참여자별 면담 횟수는 1회에서 2회이고, 면담 소요 시간은 약 30분에서 1시간으로 평균 44.3분이었다.
4. 자료분석 방법
자료분석은 자료수집과 동시에 이루어졌다. 내용분석 방법은 면담 자료의 구조 및 의미를 분석하여 알고자 하는 현상에 대한 이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19], 본 연구는 Elo와 Kyngäs [20]의 귀납적 내용분석방법을 이용하여 자료를 분석하였다. Elo와 Kyngäs [20]가 제시한 귀납적 내용분석방법에 따라 자료준비, 개방 코딩, 그룹화, 범주화, 추상화의 단계를 통해 자료를 분석 하였다. 먼저 연구자들은 반복적으로 현장 노트와 녹음된 면담 자료의 필사본을 읽거나 녹음된 면담 자료를 들으면서 수집된 자료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해하고자 하였다. 수집된 자료에서 42개의 의미 있는 진술문을 선정하고 유사 내용을 띄는 진술문끼리 묶은 뒤 10개의 범주를 형성하였다. 형성된 10개의 범주를 통해 최종적으로 3개의 주제를 도출하였다.
5. 연구결과의 질 확보
본 연구의 연구자들은 보건의료 전문가와의 협력적 실무 경험이 풍부하고 질적연구 관련 학회 활동을 꾸준히 참석한 임상경력 5년의 간호사 1인, 질적연구 경험이 있는 간호학과 교수 1인 및 보건의료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협력적 실무를 위한 교육과정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간호학과 교수 2인으로 구성되었다. 연구 시작 전 보건의료 전문가 간 발생하는 협력적 실무와 질적 내용분석방법에 관한 다수의 문헌을 고찰하여 이에 대해 충분히 숙지한 뒤 연구를 진행하였다.
본 연구의 타당성을 확립하기 위해 Lincoln과 Guba [21]가 제시한 신빙성(Credibility), 전이가능성 (Transferability), 의존가능성(Dependability), 확증 가능성(Confirmability)을 토대로 한 질적 연구의 엄밀성 평가기준을 따랐다.
먼저 신빙성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참여자의 녹음된 면담 내용을 면담 종료 당일 반복해서 들었다. 참여자가 표현한 언어를 그대로 정확하게 필사하여 원자료의 누락이나 왜곡을 방지하였다. 전이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녹음된 면담 내용의 필사본을 분석하여 참여자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와 일치하는지 확인하였다. 분석 결과는 가정의학과 의사 1인, 신경외과 중환자실 경력이 있는 간호사 1인, 신생아 중환자실에 근무 중인 간호사 1인에게 보여주어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되었는지 확인하였다. 의존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료분석은 자료수집과 동시에 이루어졌으며 반복적인 순환 과정을 거쳤다. 연구자들은 자료분석 과정 동안 분석 결과에 대해 논의하고 서로 일치하지 않는 분석 결과에 대해서는 합의에 이를 때까지 반복적으로 원자료를 분석하고 의견을 공유하였다. 확증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관련 문헌을 통해 연구방법을 숙지하고 충분히 이해한 뒤 연구를 시작하였으며, 자료수집 및 분석 과정에서 개인적인 편견과 선입견을 배제하고자 노력하였다.
6.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2021년 1월 20일 IRB의 연구승인을 받은 뒤 시작되었다(승인번호: ∗∗∗∗ 2020-09-009-003). 연구자는 협력적 실무 경험이 풍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의사 2인, 약사 1인, 간호사 4인과 이들을 통해 소개받은 의사 1인, 약사 2인을 참여자로 선정하였다. 연구자는 참여자에게 연구 설명문을 보여준 뒤 연구의 목적과 방법을 상세히 설명하였다. 참여자는 연구 과정 중 의문 사항이 생기면 언제든지 연구자에게 질문할 수 있고 원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연구 참여를 철회할 수 있음을 알렸다. 본 연구에 대한 설명을 모두 들은 뒤 자발적으로 참여를 원하는 자를 대상으로 연구 동의서를 제공하여 서면 동의를 받았다. 수집된 개인정보인 성별, 연령, 직업, 경력 및 녹음된 면담 내용은 모두 익명 처리하여 연구자가 지정한 잠금장치가 있는 장소에 보관할 것을 설명하였다. 수집된 연구 자료는 연구 목적 이외에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연구 종료 후 3년간 보관된 뒤 폐기됨을 설명하였다. 모든 참여자에게 연구 참여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소정의 사례비를 제공하였다.
III. 연구결과
1. 연구참여자의 일반적 특성
본 연구의 참여자는 총 10명으로 성별은 여성이 7명 (70%), 남성이 3명(30%)이었다. 연령은 30대가 7명 (70%), 40대가 2명(20%), 60대가 1명(10%)으로 평균 연령은 38.4세였다. 직업은 의사가 3명(30%), 약사가 3명(30%), 간호사가 4명(40%)이었다. 임상경력은 5년 이상 10년 미만이 5명(50%), 10년 이상 15년 미만이 3명(30%), 15년 이상이 2명(20%)으로 평균 임상경력은 11.6년이었다(Table 1).
2.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의 협력적 실무 경험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의 협력적 실무 경험을 파악하기 위해 질적 내용분석방법에 따라 분석한 결과 3개의 주제와 10개의 범주가 도출되었다(Table 2). 도출된 3개의 주제는 “지식을 바탕으로 일함”, “협력적 관계 형성의 어려움을 겪음”, “상호보완적 역할을 수행함”이다.
주제 1. 지식을 바탕으로 일함
참여자들은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 간 협력적 실무를 위해서는 다양한 지식을 기반으로 하여 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주제에는 “보건의료 분야의 전문지식을 습득하여 일함”, “서로의 업무 우선순위를 파악하여 일함”이라는 2개의 범주를 가진다.
1) 보건의료 분야의 전문지식을 습득하여 일함
참여자들은 본인의 보건의료 분야와 타 보건의료 분야의 전문지식을 습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들은 본인의 보건의료 분야의 전문지식을 잘 알고 있는 타 보건의료 전문가와 함께 일했을 때 업무의 효율성이 증가하였다고 생각했다. 또한 타 보건의료 분야의 전문지식을 알게 된 뒤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업무 소요 시간이 감소하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슈처!” 이러면 슈처가 벌써 손에 와. 딱 필드를 보고 있으면서 잘하는 쌤들은 ‘아, 다음에는 크로믹이 들어가겠다. 다음은 실크가 들어가겠다.’ 라고 생각하고 필드를 보고 미리미리 준비를 다 해놓는거에요, 스크럽이. 그렇게 기구가 착착 오면 수술해도 기분이 너무 좋거든요. (참여자 3)
우리가 같은 주제에 대해서 얘기를 할 때도 서로가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갖고 있는 그 양이 맞아야 얘기하기가 좀 더 편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니까 교수님이 어떤 부분을 얘기를 했을 때 ‘아, 교수님이 이 말을 하고 싶었던 거구나.’ 라고 제가 캐치하기가 편하고 확실히 시간이 많이 줄죠. (참여자 10)
2) 서로의 업무 우선순위를 파악하여 일함
참여자들은 타 보건의료 전문가의 업무 우선순위를 파악하여 일했을 때 업무의 효율성이 증가하였다고 생각했다. 직종 간 맡은 업무와 업무의 우선순위가 다르므로 이로 인한 갈등이 야기될 수 있다. 이들은 타 보건 의료 전문가의 업무 우선순위를 파악함으로써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신규 때는 주치의 선생님들이나 전공의 선생님들의 회진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몰랐어요. 내 전화를 안 받으면 되게 화가 났었는데 이제야 뭐가 중요한지 중요도를 아는 거에요. 그 부서의 중요도를 알다보니까 조금 더 기다릴 수도 있고, 어느 정도 납득이 되고. 환자한테 설명할 때도 훨씬 더 많은 걸 설명을 하고, 환자를 납득 시키기도 편하고. (참여자 10)
주제2. 협력적 관계 형성의 어려움을 겪음
모든 참여자들은 협력적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다양한 어려움을 겪었다. 이 주제에는 “서열관계를 느낌”, “원활하지 못한 의사소통을 함”, “역할 모호성을 인지함”, “지식의 부족함을 느낌”이라는 4개의 범주를 가진다.
1) 서열관계를 느낌
참여자들은 직종 간 보이지 않는 서열관계가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주로 의사와 간호사 간, 의사와 약사 간 서열관계가 존재한다고 느꼈으며, 본인이 서열관계 내에서 상대적으로 아래에 위치한다고 생각했다. 이들은 함께 환자를 돌보았지만 동등한 동료라고 느끼지 않았다. 반복되는 상황에 스스로 주눅이 들고 의사소통을 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예를 들어서 약을 쓰거나, 항생제를 좀 바꿔야 되거나, 감염이 잡히지 않는 경우에 조언을 하거나 하면 간호사의 말을 듣지를 않는 거죠. 간호사가 조언하는 거에 대해서 원래 가지고 있던 상하관계가 있을 수 있고… 의사와 간호사의 그런 자기들의 고정관념이라든지 그런 생각들이 있을 수 있고… 그거를 깨지 못하는 것 같아요. (참여자 8)
(Concor) 5mg 하나를 넣어야지, 2.5 (mg) 두 알을 넣는 것보다 약값이 더 싸집니다. 얼마 안 되지만… 그런거를 이제 중재해드리고 싶은데 그 교수님은 전화 받는 것부터 잘못했다고 생각하시죠. “왜 약제부에서 나한테 전화하냐.” 라고 말하면 거기에 대해서 좀 어려움이 있었고… (참여자 4)
2) 원활하지 못한 의사소통을 함
참여자들은 수많은 부정적 의사소통을 경험하였다. 이들은 전화 연결이 수차례 되지 않아 의사소통 자체를 거부당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상대방의 감정적인 의사소통 방식에 화가 나기도 했고 심지어 욕을 들은 적도 있었다.
전화를 딱 걸자마자 상대방이 전화가 안 돼요. 느낌이 오죠. ‘아, 차단했구나.’ 그런 분들 몇 명 있어요. 그런 분들 이제 그냥 내 처방에 대해서 왈가왈부하지마라는 그런 의미로 받아들여요. (참여자 5)
저는 별말 안 했는데 이미 약간 화나서 저한테 좀 감정적으로 그렇게 대하면은 저도 약간 기분이 안 좋고… (참여자 6)
3) 역할 모호성을 인지함
참여자들은 직종 간 존재하는 역할 모호성으로 인해 혼란스러움을 느껴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었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로 의견을 공유하거나 함께 도와가며 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 내가 의사인데 왜 간호사의 지시를 받아야 되지?” 이런 생각이 들고… (중략) 그때는 조금 애매하게 그런 갈등이 있었던… (중략) 갈등은 생기겠지만 그 갈등을 좀 풀어나가는 방법. 방법은 물론 좀 논의를 해봐야 되겠지만… 그런 갈등을 조율해가면서 서로 좀 양보할 건 양보하고… 내가 조금 더 일을 한다는 마음으로 해야죠. (참여자 2)
4) 지식의 부족함을 느낌
참여자들은 보건의료 분야의 전문지식이 부족하여 어려움을 겪었다. 본인의 보건의료 분야 지식이 부족하여 업무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거나, 타 보건의료 분야의 전문지식이 부족하여 의사소통을 할 때 답답함과 불편함을 호소했다. 또한 본인의 보건의료 분야의 지식이 부족한 타 보건의료 전문가로 인해 환자의 검사 준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치료 계획을 수정하기도 하였다.
신규 때는 지식이 없으니까… 학교 때 배운 지식이 단데… 그러니까 더 위축되죠. (중략) 그래서 협력적으로 일할 때 지식이 제일 필요하지. (참여자 7)
조제해서 올라간 게 몇 시에 쓰이는지, 몇 시에 쓰이고 언제 이 약들을 환자별로 정리하고… 막 이런 자잘한 루틴까지도 아예 서로 정보공유가 안 되니까… 그런 게 너무 불편한 거 같아요. (중략) 서로 간에 실무를 저는 모르는 게 업무에 되게 소통이 잘 안 되고… 그것 때문에 매일 소통이 안되는 것 같고 그게 고질적인 문제인 것 같아요. (참여자 6)
조직 검사를 하는데 혈전용해제를 먹는 거에요. 그날 아침까지 먹었대요. 그럴 때는 병동 선생님들이 어느 정도 걸러줘야 되는데 그게 못 걸릴 때가 진짜 많아요. 그래서 금식 다 했는데 갑자기 약 먹고 있어서 취소하고… (참여자 10)
주제 3. 상호보완적 역할을 수행함
참여자들은 상호보완적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서로의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이 주제에는 “의견을 경청하여 의사결정에 반영함”, “환자의 건강 정보를 공유하여 치료 계획을 설정함”, “서로의 전문지식과 기술을 이용하여 통합된 치료를 제공함”, “환자에게 건강 정보를 제공하고 건강행위를 촉진시킴”이라는 4개의 범주를 가진다.
1) 의견을 경청하여 의사결정에 반영함
참여자들은 의사결정을 할 때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자 노력했다. 각자 환자를 돌보았던 경험이나 전문지식이 부족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들은 서로 부족한 점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여 의사결정에 반영하였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약을 쓰고, MRI를 먼저 찍어야 하는지, angio 시술을 먼저 해야 하는지를 사실 자기는 경험이 잘 없으니까 몰랐단 말이죠. 근데 나도 이론적으로는 부족할 수 있는데 경험을 가지고 있으니까… “이럴 때는 이걸 먼저 하는 게 좋겠다.” 라고 말하면 그 쌤도 나의 코멘트를 따르고… (참여자 7)
2) 환자의 건강 정보를 공유하여 치료 계획을 설정함
참여자들은 주기적으로 다양한 보건의료 전문가들과 함께 모이는 자리를 가졌다. 환자의 과거력, 주 호소, 다양한 검사 결과 등 환자의 건강 정보를 파악하고 공유함으로써 함께 환자의 치료 방향을 설정하였다.
그 사람의 과거력 그리고 그 사람이 현재 갖고 있는 주 호소, 컴플레인 등을 얘기를 드리고… (중략) “이 사람은 암이 의심이 되니까 evaluation으로 갑시다.” 아니면 “이 사람은 암보다는 pneumonia 치료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럼 이 사람의 주 호소는 어떤 건가요? 병동에선 뭐라고 얘기를 하던가요?” 이런 식으로 말하면서 치료 방향, 치료 계획을 결정하고 있습니다.
3) 서로의 전문지식과 기술을 이용하여 통합된 치료를 제공함
참여자들은 단일 직군의 전문지식과 기술만으로는 환자를 치료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병원에는 다양한 전문분야가 존재하고 각 분야마다 일이 분업화되어 있으므로, 혼자 일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들은 서로의 전문지식과 기술을 이용하여 환자에게 통합된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혼자서 모든 걸 다 할 수는 없잖아요. 의사는 의사로서 해야될 일을 집중해서 하다 보면 그 외의 부분을 신경을 쓸 수가 없잖아요? (중략) 근데 간호사 쌤처럼 옆에서 산모한테 도와주고 하면 훨씬 더 안정된 상태에서 일을 마칠 수 있고 산모도 편안하게 될 수 있고… 그런 것 때문에 반드시 혼자서는 절대 못하죠. (참여자 3)
혈액 투석할 때는 CRRT를 많이 해보신 간호사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그런 분들이 많이 도와주셨고… (중 략) TDM이라고 Therapeutic drug monitoring 그런 걸 자주 하게 되는데 그건 또 약사 분들이 적절한 항생제 용량을 결정을 할 때 굉장히 많은 도움을 주셨고… 계속 bedridden으로 지내게 되면 관절에 구축도 오기 때문에 재활의학과에 협진을 내면 물리치료사분들이 bed side에 오셔서 관절구축을 방지하기 위한 물리치료, 도수치료를 해주시고… (참여자 2)
4) 환자에게 건강 정보를 제공하고 건강행위를 촉진시킴
참여자들은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질병과 관련된 지식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복용약, 식이, 합병증 등 질병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다양한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였다. 환자와 보호자들은 건강 정보를 제공 받고, 서로를 응원하며, 열심히 관리하는 다른 환자들을 본 뒤 더 열심히 치료에 임해야겠다고 자극받았다.
궁금한 걸 다 물어볼 수 있는 그런 의사쌤과의 시간도 있고, 그다음에 내가 먹는 약에 대해서 설명을 해줄 수 있는 약사와의 시간 이런 것도 있고… (중략) 같이 지내면서 환자들도 내가 언제부터 이 병을 앓았고, 그다음 에 요즘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이겨나가보자면서 서로 거기서 북돋아 주고… (중략) 다른 환자를 보니까 이렇게 열심히 관리하는 분도 있다고 자극받는 것도 있고… (참여자 6)
IV. 논 의
본 연구는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의 협력적 실무 경험을 알아보고자 B 광역시에 소재한 보건의료기관에 근무 중인 의사, 약사, 간호사를 대상으로 개별 심층 면담 을 실시하여 10명의 참여자로부터 3개의 주제와 10개의 범주를 도출하였다. 3개의 주제는 “지식을 바탕으로 일함”, “협력적 관계 형성의 어려움을 겪음”, “상호보완적 역할을 수행함”이다.
첫 번째 주제는 “지식을 바탕으로 일함”이다. 참여자들은 다양한 지식을 바탕으로 하여 일할 때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는 단순히 본인의 보건의료 분야의 전문지식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타 보건의료 분야의 전문지식과 업무의 우선순위 등 폭넓은 범위의 지식을 아우르고 있다. 참여자들은 보건의료 전문가 간 다양한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본인의 업무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하였다. 이는 병원 내 근무 중인 직원들이 업무의 효율화와 질 높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식을 공유한다는 Lee [22]의 연구결과와 일치한다. 따라서 보건의료 전문가 간 지식을 공유함으 로써 지식이 향상되고 업무의 효율성이 증가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보건의료 전문가의 지식공유를 위한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참여자들은 서로의 전문지식, 업무의 우선순위와 관련된 지식을 병원 차원의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교육받길 원했으나 교육프로그램이 부재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이는 Seo 등[23]이 병원 내 부서 간 혹은 직종 간 의사소통이 단절되어있고 지식을 공유하는 문화가 형성되지 않아 다양한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자신의 업무에만 전념하고 다른 업무에는 무관심하다고 언급한 것과 다른 맥락을 나타낸다. 비록 본 연구의 참여자 수가 10명이라는 제한점이 있으나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Grant [24]는 개인의 지식을 조직의 지식으로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며 조직 차원에서 원활한 지식공유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따라서 병원 차원에서 보건의료 전문가 간 지식공유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주제는 “협력적 관계 형성의 어려움을 겪음” 이다. 참여자들은 타 보건의료 전문가와 함께 일할 때 서열관계, 원활하지 못한 의사소통, 역할 모호성, 지식의 부족을 경험했다. 일부 참여자들은 보건의료 전문가 중 의사와 함께 일하면서 상하관계를 느끼거나 일방적인 의사소통을 경험하였다. 이는 간호사들이 의사와 대화할 때 일방적이고 권위적인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진정한 의사소통이 아니라고 느낀다는 Lee 등 [25]의 연구결과와 일치한다. 국외에서도 협력적 관계 형성의 어려움으로 의사소통의 부족과 역할 모호성을 비롯하여 감정지능의 부족, 개인의 특성, 열악한 의료 환경 및 지원의 부족을 손꼽았다[26]. 또한 의사와 간호사 간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적거나 서로 더 많은 힘을 가지려고 할 때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27].
참여자들은 수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개인 차원에서 의견을 조율하기 위한 대화를 시도하거나 부족한 지식을 공유해야 하며, 병원 차원에서 직종 간 업무를 명확히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는 근무 중 발생하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개인적 차원에서 의사소통 및 대인관계 기술이 필요하고, 병원 차원에서 근무환경 및 병원문화 조성이 필요하다는 Lee와 Lee [28]의 연구결과와 맥락을 같이 한다.
그러나 참여자 중 그 누구도 보건의료 전문가 간 존재하는 서열관계에서 탈피하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았다. 서열관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였으나 국내 보건의료 분야의 당연한 문화라고 여겼다. Jeon과 Ahn [18] 은 이러한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의 특성을 극도의 수동성이라고 표현하면서, 이로 인해 주어진 주변 환경을 능동적으로 개선하려는 기본적인 방법조차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우리는 본 연구결과 제시된 보건의료 전문가 간 발생하는 갈등의 원인 중 특히 서열관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 주제는 “상호보완적 역할을 수행함”이다. 참여자들은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를 반영하여 의사 결정을 하였다. 환자의 건강 정보를 공유하여 함께 치료 계획을 설정하고, 서로의 전문지식과 기술을 이용하여 환자에게 통합된 치료를 제공하였다. 한 참여자는 중환자실에 입원한 위중한 고령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의사, 약사, 간호사를 비롯하여 물리치료사, 사회복지사 의 전문지식과 기술을 이용하였다. 중환자실에서 근무 하는 보건의료 전문가는 환자의 건강성과 향상을 위해 섬세한 조정이 필요한 복잡한 업무를 수행한다[29]. 중대 질환의 복잡하고 역동적인 성격을 감안했을 때, 중환자실은 보건의료 전문가 간 협업과 책임이 공유되는 다학제간 모델로 여겨진다[30]. 중환자실은 상호의존적 팀워크의 원형(prototype)으로 보건의료 전문가 간 협력적 실무에 대해 분석하기에 적합한 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31]. 그러므로 중환자실 내 보건의료 전문가 간 협력적 실무를 파악함으로써 위중한 환자의 건강성과를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다양한 보건의료 전문가가 서로 존중하고 신뢰하며 함께 정보를 공유하여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Weller 등[32]의 연구결과와 일부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Weller 등[32]의 연구결과 팀 기능과 팀 소속감을 나타내는 팀 조정(team coordination)이라는 범주가 도출되었다는 점에서 본 연구와 차이점이 있다. 본 연구의 모든 참여자들은 다 양한 보건의료 전문가가 다 같이 일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그 누구도 이들을 일컬어 팀이라고 표현하지 않았다. 한 참여자는 단일 직군으로 구성된 보건의료 전문가들을 지칭할 때는 팀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으나, 다양한 직군의 보건의료 전문가들을 지칭할 때는 다 같이 일해야 한다고 표현했을 뿐 이들을 하나로 묶어 팀이라고 표현하지 않았다. 이들이 함께 일하는 것은 각자의 위치에서 본인의 전문직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하나의 팀을 이루어 전반적인 팀 과정에 대 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었다. 즉, 이를 통해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의 팀 기능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팀 소속감에 대한 인지도가 국외에 비해 낮은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해 볼 때 보건의료 전문가 간 다양한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며, 팀 기능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팀 소속감에 대한 인지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병원 차원에서의 시스템 변화와 보건의료 전문가 간 존재하는 서열관계로부터 탈피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V.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의 협력적 실무 경험을 탐색하고 기술하여 깊이 있게 이해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그 결과 도출된 중심의미는 “지식을 바탕으로 일함”, “협력적 관계 형성의 어려움을 겪음”, “상호보완적 역할을 수행함”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개인과 병원 차원에서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의 협력적 실무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데 기초자료를 제공하였다.
본 연구결과를 토대로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의 협력적 실무 경험을 폭넓게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보건의료기관에서 근무 중인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를 제언한다.
둘째, 본 연구결과 파악된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의 협력적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의 협력적 실무를 위한 역량을 도출하는 후속 연구를 제언한다.
셋째, 본 연구결과 파악된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의 협력적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의 협력적 실무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그 효과를 확인하는 후속 연구를 제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