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년차 중환자실 간호사의 생애말 간호 경험에 관한 질적 연구
End-of-Life Care Experiences of Early-Career Intensive Care Unit Nurses: A Qualitative Study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Purpose
This study aims to explore the lived experiences of early-career intensive care unit(ICU) nurses providing end-of-life care.
Methods
A qualitative study was conducted using Colaizzi's phenomenological method. Data were collected through in-depth interviews with 12 ICU nurses who had fewer than three years of clinical experience and had cared for end-of-life patients. Data analysis involved extracting significant statements, formulating meanings, and organizing them into themes and clusters.
Results
Analysis revealed four theme clusters and 11 themes: (1) encountering the boundary between life and death for the first time, (2) facing the reality of restricted care, (3) establishing identity through gratitude and recognition, and (4) internalizing end-of-life care through experience. Initially, participants experienced fear and sadness when confronting death; however, over time, they adapted to repeated losses and emotional challenges. Expressions of gratitude and recognition from patients and their families reinforced participants’ professional identities. Through these experiences, participants developed a deeper understanding of dignity, the value of life, and a balance between professionalism and compassion in end-of-life care.
Conclusion
This study provides an in-depth understanding of the emotional experiences and developmental processes of early-career ICU nurses caring for end-of-life patients. These findings may inform to the development of tailored educational programs and supportive interventions designed to enhance ICU nurses’ end-of-life care competencies.
I.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2023년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사망 환자의 75.4%가 의료기관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1]. 과거에는 임종이 주로 가정에서 이루어졌으나 의료 서비스 접근성 향상과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등의 요인으로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2]. 고도의 집중 치료를 요하는 중환자실은 병원 내에서도 사망률이 가장 높은 부서로[3], 생애말에 있는 환자를 빈번히 간호하는 부서이다.
중환자실은 생명이 위급한 환자들에게 집중적인 급성기 치료 및 간호를 수행하는 곳이며, 생애말기의 환자들이 마지막 시간들을 보내는 곳으로 잦은 임종 간호가 이루어진다[4]. 생애말 환자들은 고통없이 편안하게 죽음을 맞기를 바라므로[5] 생애말 간호는 임종 직전에 수행되는 간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치료가 불가능한 말기 환자의 고통을 경감하고, 남은 시간을 존엄하게 보낼 수 있도록 돕는 전인적이고 포괄적인 간호를 의미한다[6].
중환자실 간호사는 죽음의 과정을 겪는 환자들을 지속적으로 마주하게 되며, 이는 피할 수 없는 업무의 일환으로 생애말 간호는 그들에게 중요한 간호 과업 중 하나이다[7]. 24시간 환자 곁을 지키며 환자의 편안하고 품위 있는 죽음을 돕기 위해 노력하는 중환자실 간호사들에 있어 죽음에 대한 성숙한 태도를 형성하는 것은 생애말 간호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8]. 이러한 죽음에 대한 태도와 영적 안녕의 차이는 간호사의 임상 근무 경력, 연령, 근무부서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한편 중환자실 간호사는 직접 간호했던 환자의 죽음을 경험하며, 이로 인해 높은 수준의 정서적 스트레스를 겪게 된다[9]. 특히 중환자실이라는 환경에서 치료에 관한 윤리적 딜레마를 겪게 되며[10], 이로 인해 임종 간호 수행 시 높은 심리적 부담과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이러한 상황은 간호사의 연령과 임상 경력에 따라 영향을 받으며, 특히 경력이 짧고 연령이 낮은 저년차 간호사일수록 과중한 업무와 심리적 부담을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보고되었다[11]. 중환자실이라는 고도의 간호 역량과 감정적 부담이 요구되는 환경에서 간호사들은 더욱 큰 심리적 어려움과 소진을 겪는다[9, 10]. 특히, 중환자실에 근무하는 저년차 간호사의 경우에는 중환자실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임상 경험의 부족으로 인해 다양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12]. 신규 간호사는 전문직으로 전환되는 초기에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 가치관의 충돌, 역할의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된다[13]. 이러한 초기의 경험은 ‘현실충격’으로 나타나며, 이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을 재평가하고, 현실에 부합하는 새로운 가치관을 형성해가며 임상 현장에 적응하게 된다[13]. 이러한 적응 과정은 저년차 간호사가 중환자실과 같은 특수한 환경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점차적으로 전문적인 간호사로 성장하는 중요한 단계임을 의미한다.
국내 선행연구[8]에서는 다양한 임상 환경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주관적 건강상태, 죽음에 대한 태도, 영적 안녕 간의 관계를 분석하여 생애말 간호 실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규명하였다. 또한, 생애말 간호를 빈번히 수행하는 중환자실 간호사를 대상으로 죽음에 대한 인식, 임종 간호 스트레스, 태도에 관한 연구[9]와 임종 간호 수행에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14]가 진행되었다. 질적 연구로는 중환자실 간호사의 사후 간호 경험[15], 임종 환자 돌봄 경험[16], 임상 적응 경험에 관한 연구[17]가 수행되어 생애말 간호를 수행하며 겪는 다양한 어려움과 스트레스를 분석하였다. 하지만 기존 연구들은 주로 중환자실 간호사를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어 저년차 간호사 특유의 경험을 분석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저년차 중환자실 간호사들은 생애말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감정적 소진과 윤리적 갈등을 빈번히 경험하며, 이를 극복하고 적응해 가는 과정은 전문적 성장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은 경력 간호사로의 긍정적 전환을 위한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므로, 저년차 간호사의 생애말 간호 경험을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중환자실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이들이 경험하는 생애말 간호의 본질을 탐구하는 것은 간호 교육 및 실무 환경 개선을 위한 핵심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의의가 있다. 특히 중환자실은 급박한 환경 속에서 복합적인 윤리적, 정서적 어려움이 많은 생애말 간호가 이루어지는 곳이기 때문에 저년차 간호사들의 주관적인 경험을 이해하는 것은 중환자실 간호사의 전문성 발달에 필수적이다. 이에 본 연구는 개인의 주관적인 경험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그 본질적인 의미 구조를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추는 Colaizzi [18]의 현상학적 방법을 활용하여 중환자실에서 생애말 환자를 간호하는 저년차 간호사들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2. 연구 목적
본 연구는 현상학적 방법을 이용하여 생애말 환자의 간호를 하는 저년차 중환자실 간호사가 겪는 경험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기술하는 것이다, 연구 질문은 “저년차 중환자실 간호사의 생애말 간호 경험의 의미와 본질은 무엇인가?”이다.
II. 연구 방법
1. 연구 설계
본 연구는 저년차 중환자실 간호사의 생애말 간호 경험의 본질과 구조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하여 Colaizzi [18]의 현상학적 방법을 적용한 질적 연구이다. 참여자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하나하나 분석해서, 그 안에 담긴 의미 있는 구절들을 추출하고, 비슷한 의미끼리 묶어 주제로 범주화하는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그 경험의 본질적인 구조를 심층적으로 기술하였다.
2. 연구 참여자
본 연구의 참여자는 종합병원 및 상급종합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생애말 간호 경험이 있는 저년차 간호사이다. Benner [19]에 따르면 저년차 간호사가 간호 업무를 유능하게 수행하는 단계에 도달하기 위해 2~3년이 소요된다고 하였기 때문에 본 연구의 참여자는 임상 경력 3년 이하로 연구 목적을 이해하고 자발적으로 참여에 동의한 자로 선정하였다. 면담 시점에 임상 경력이 3년을 초과한 간호사는 참여자에서 제외하였다. 중환자실 환자의 생애말 간호 경험이 생생하고 풍부하여 연구자에게 알려줄 수 있는 자로 의도적 표집법을 적용하였으며, 첫 번째 참여자로부터 다음 참여자를 소개받는 형식의 눈덩이 표집법으로 추가 참여자를 모집하였다. 총 12명의 참여자와 심층면담을 시행하였을 때 새로운 주제가 도출되지 않는 상태인 이론적 포화에 도달하여 참여자 모집을 중단하였다.
3. 자료수집절차
본 연구자 4인은 면담 기술의 일관성과 자료의 풍부함을 확보하기 위해 면담 전에 심층면담에 대한 이론적 교육을 이수하였고, 실제 참여자 면담과 유사한 상황을 가정하여 모의 면담을 진행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음으로써 경청, 개방형 질문, 공감적 반응 등과 같은 면담 기술과 태도를 숙련시키는 훈련을 하였다. 2021년 4월 10일부터 6월 24일까지 진행되었으며, 면담 장소는 참여자가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끼고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생애말 간호에 대한 경험을 자유롭고 편안하게 드러내며, 비밀이 유지될 수 있는 장소(병원 회의실, 인근 카페 등)로 참여자 본인이 선택하도록 하였다. 일부 면담은 참여자의 요청에 따라 카페에서 진행되었으나, 최대한 독립적이고 소음이 적은 좌석을 선정하고 다른 사람의 대화 내용을 인지하기 어려운 시간대를 활용하여 면담의 비밀 보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세심하게 노력하였다. 4명의 연구자가 2~4명의 참여자 인터뷰를 진행하였으며 참여자에게 연구의 목적을 설명하고 익숙하고 가벼운 질문으로 라포를 형성한 후, 연구자의 선입견을 배제하기 위하여 중립적인 자세를 유지하며 면담을 진행하였다. 면담 내용은 동의 하에 녹음기로 녹음하였으며, 면담 시간은 62분에서 124분까지 소요되었으며 평균 85분이 소요되었다. 면담 질문은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며 겪은 생애말 간호 경험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로 시작하며 개방형의 반구조적 질문지의 사용하여 이루어졌으며, 생애말 간호 경험 중 힘들었던 점, 업무중 도움을 준 사람, 생애말 환자를 바라보며 느낀 점 등에 대해 보조 질문하며 죽음을 본 이전과 이후의 생각과 감정에 추가적으로 질문하였다. 면담 중 관찰된 의미있는 참여자의 정서적 반응과 행동, 부각되었던 주제에 대해서는 즉시 현장노트에 기록하여 자료분석 시 정확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면담 마지막에는 연구자가 면담내용을 정리하여, 더 추가하거나 수정할 면담내용이 있는지를 참여자와 확인한 후 면담을 종료하였다. 면담을 진행한 연구자가 당일 직접 전사하여, 현장노트와 함께 연구자들이 공유하였다. 연구자들은 12명의 면담을 진행하였을 때 더 이상 새로운 내용이 나오지 않는 포화상태에 도달하였다고 확인하고 자료수집을 종료하였다.
4. 자료분석방법
자료는 Colaizzi [18]의 현상학적 절차에 따라 분석되었으며, 자료수집과 순환적으로 진행되었다. 우선 반복하여 전 참여자의 녹음된 자료를 듣고, 자료를 읽음으로써 맥락과 의미를 파악하였다. 생애말 간호 경험에 관련된 의미가 있는 진술문을 추출한 후, 해당 진술로부터 일반적 의미로 재진술하였고 구성된 의미를 통해 주제, 주제 모음, 범주로 조직하였다. 이 때에 연구자는 선입견을 배제하기 위해 참여자의 관점에서 보려고 하며, 진술의 맥락적 의미를 도출하고자 노력하였으며 연구 현상의 충분한 설명을 위해 연구자 간 토론 과정을 지속하였다. 연구자 간의 분석 과정에서 불일치가 생긴 경우, 원자료로 돌아가 의미를 재확인하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합의점을 도출하는 과정으로 반복적인 총 6차례의 연구 회의를 통해 모든 연구자들이 분석결과에 합의를 이루어 최종적으로 포괄적인 자료 분석을 완료하였다. 또한 질적연구 경험이 있는 제3의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여 최종 합의를 이루었다.
5. 연구의 엄밀성 확보
연구자 4인이 직접 1차적인 분석을 시행하고, 6차례에 거친 회의를 통해 합의하여 연구 결과를 도출하였다. 제 1저자는 12년 이상의 중환자실 근무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질적연구방법론, 현상학적 글쓰기 등의 질적연구 강의를 이수하였으며, 석사 논문에서 질적연구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제 2저자는 다수의 질적 연구를 수행하여 논문을 게재한 경험이 있으며, 생애말 간호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제 3저자는 박사과정에서 질적연구 방법론을 함께 수강하였으며, 질적연구 세미나에 참여하며 질적연구 역량 강화를 위해 지속하여 노력하고 있다. 교신저자는 중환자실에서 근무하였으며 생애말 간호에 관한 다수의 연구를 진행하였다. 또한 다수의 질적연구를 게재하였으며, 대학원에서 질적연구 방법론을 강의하고 있으며, 질적연구와 관련된 학회활동을 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중환자실 근무 경험 및 생애말 간호에 대한 사전 경험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선입견을 최소화하는 현상학적 중립을 위해 연구자들은 자신의 경험, 지식, 가치관 등을 의식적으로 인식하고 잠정적으로 판단을 보류하는 과정을 거치며 현상에 대한 참여자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였다. 또한, 정기적으로 연구자 간 서로 질문하고 검증하며 연구 결과가 연구자의 관점으로 오염되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본 연구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Sandelowski [20]가 제시한 신뢰성, 적합성, 감사가능성, 확인가능성을 준거로 삼았다. 신뢰성을 위해 연구자는 중립적 태도를 유지하며 참여자와의 개방형 면담을 통해 자료는 당일 전사하여 생생함을 유지하였다. 신뢰성 확보를 위하여 1번과 9번 참여자에게 연구결과를 보여주어 참여자의 경험과 일치하는지 확인을 하였으며, 또한 면담에 참여하지 않은 종합병원의 3년차 이하 경력의 중환자실 간호사 1인에게 연구 결과를 보여주어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적합성은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과 다양한 경험을 반영함으로써 확보하였고, 감사가능성을 위해 원자료를 인용하여 연구자의 해석 과정을 명확히 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확인가능성 또한 확보되었다고 할 수 있다.
6.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연구자가 속한 해당 기관인 국립창원대학교의 생명윤리심의위원회(IRB No. 7001066-202103-HR-010) 승인을 받은 후 자료수집을 시작하였다. 연구 진행에 앞서 참여자들에게 연구의 목적, 방법, 과정을 제공한 후 참여를 원치 않을 경우 언제든지 참여를 철회할 수 있음을 알리고 동의를 얻은 후, 면담 내용을 녹음하였다. 연구 참여자의 신분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면담 장소 선정 시 참여자의 비밀이 보장될 수 있는 곳을 선택하였고, 참여자의 신원을 알 수 있는 모든 정보는 삭제하며 각 참여자의 고유 번호를 부여하였다. 설문지와 녹음 파일은 연구자만이 접근할 수 있는 장소와 컴퓨터에 보관 후 연구가 종료되면 3년 후 폐기할 것이다.
III. 연구결과
1. 참여자의 특성
본 연구의 중환자실에 근무하는 간호사로 평균 연령 24세의 여성 간호사 12명이다. 모두 최종 학력은 대졸이며, 종교는 없었다. 모든 참여자는 간호사 면허취득 후 중환자실에서 간호사 업무를 시작하여, 임상 경력은 4개월에서 36개월(평균 15.9개월)이었다. 현재 외상 중환자실에서 4명, 외과중환자실에서 3명, 내과 중환자실에서 3명, 내외과 통합 중환자실에서 1명, 응급 중환자실에서 1명의 참여자가 근무하고 있었다. 가족의 임종을 경험한 참여자는 5명이었으며, 그 중 임종 대상은 조모, 외조부모, 외조부, 아버지였다(Table 1).
2. 저년차 중환자실 간호사의 생애말 간호 경험
본 연구는 저년차 중환자실 간호사의 생애말 간호 경험에 관한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 반구조화된 질문을 사용하여 참여자 12명과 면대면 심층면담을 시행하여 경험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인터뷰 자료로부터 선택된 의미 있는 문장이나 구를 재확인하는 작업을 통해 진술문을 도출하였다. 비슷한 진술문들끼리 분류하여 11개의 주제가 구성되었으며, 이들은 더욱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의미를 지닌 4개의 주제모음으로 도출되었다. 4개의 주제모음은 “처음 마주한 삶과 죽음의 경계”, “제약된 돌봄의 현실”, “감사와 인정으로 자리잡기”와 “경험으로 내재화되는 나의 생애말 간호”이었다(Table 2).
1) 주제모음 1: 처음 마주한 삶과 죽음의 경계
참여자들은 중환자실이라는 공간에 첫발을 내디디며, 삶의 끝자락에 놓인 환자들과 처음 마주했다. 죽음을 직접 바라보게 되며 충격, 무서움과 두려움을 느꼈고 이전에는 겪지 못한 환자와 보호자의 감정에 깊이 공감하며 보호자의 눈물을 통해 전달되는 이별의 슬픔을 함께 경험하였다. 삶과 죽음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며, 꺼져가는 생명 속에서 삶의 가치를 느끼는 시간이 되었다. 이 주제모음은 “처음으로 마주하는 죽음의 두려움”, “보호자의 눈물을 통해 전해지는 이별의 슬픔”과 “꺼져가는 생명에서 느끼는 삶”으로 구성되었다.
(1) 처음으로 마주하는 죽음의 두려움
간호사가 되기 이전에 가족의 임종을 경험한 참여자도 있었지만 중환자실 간호사로서 나와 가족이 아닌 타인인 담당 환자의 임종을 눈앞에서 지켜본 것은 이전에 경험한 것과 전혀 다른 충격으로 다가왔다. 간호사로서 처음 겪은 내가 간호하는 환자의 죽음은 참여자들에게 큰 두려움과 같은 감정적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생명이 꺼져가는 그 순간을 곁에서 바라보며, 죽음이라는 실체를 몸소 체감하게 되었다.
나이트 근무에 여러 명이 한 번에 돌아가셔서 장례식장으로 모셔 가기 전, 천에 감싸 놓고 있어서 좀 무섭다 이렇게 느꼈는데, 갑자기 천에 싸여있던 그 환자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는 꿈. 그런 꿈 한두 번 정도 꾼 적 있어요. 그래서 좀 무서웠어요(참여자1).
첫 임종은 사실 무서웠어요. 일적으로도 아는 게 없고. 진짜 아무것도 모르겠는데 일단 돌아가시니, 담당이니까 뭐라도 해야 되니까. 뭔가 진짜 어영부영했던 것 같아요(참여자9).
(2) 보호자의 눈물을 통해 전해지는 이별의 슬픔
생애말 환자의 가족 면회 시간은 참여자들에게 가장 감정적으로 힘든 순간 중 하나였다. 환자 가족들의 눈물과 슬픔은 자연스럽게 참여자에게도 전이되어 가족들이 느끼는 깊은 슬픔을 자연스럽게 공감하게 되었고, 그들의 아픔을 함께 마음 아파했다.
처음 임종 봤을 때 가족분들이 엄청 슬퍼하셨거든요. 너무 감정이입이 되어서 제가 눈물 나올 거 같아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잠깐 있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참여자5).
많이 슬퍼하시는 보호자분들을 보면. 병으로 돌아가시는 것도 그렇고 사고나 이런 것으로 돌아가시는 분의 가족분들이 더 힘들어 하시니까. 그럴 때 저도 조금 눈물이. 나더라고요(참여자8).
(3) 꺼져가는 생명에서 느끼는 삶
생애말 간호를 하는 과정을 통해 참여자들은 다양한 삶과 죽음에 대해 직면하며, 죽음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며, 자신과 가족의 삶,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은 꺼져가는 생명 앞에서 죽음을 처음 마주하며, 삶이라는 것을 느끼는 순간의 경험으로 자신의 삶과 환자의 삶을 비교하기도 하였다.
보호자분들이 DNR 하시겠다 하는 걸 보고 나는 결정할 수 있을 때 미리 써 놓아야 되겠구나. 그런 생각도 했고. 보호자들을 보면서 환자분들이 이때까지 어떻게 살았는지도 눈에 보이더라고요. 나는 잘 살아야겠다. 이런 생각도 한 번 더 하고. 쉽게 죽는구나, 사람은(참여자12).
난 무조건 살아야 된다. 이 생각이 들었는데 요즘에는 CPR 상황이 터지고 그 과정을 제가 다 보잖아요. 저렇게 생명을 유지하는 게 저도 싫더라고요. 어차피 죽을 거라면, 죽음을 받아놓은 상태라면, 그냥 제가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게 조금 덜 두렵지 않을까(참여자7).
2) 주제모음 2: 제약된 돌봄의 현실
참여자들은 중환자실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생애말 간호를 경험하며 점차 죽음을 대하는 자신의 감정이 변화하는 과정을 겪었다. 환자에게 충분한 간호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미안함과 후회의 감정을 느꼈으며, 반복되는 작별을 통해 점차 감정의 메마름을 느끼기도 하였다. 생애말 간호 상황에서의 갈등하면서도 시간이 흐르고 경험이 쌓이면서 점차 익숙해졌고, 감정을 조절하고 담담하게 임하는 태도가 자연스럽게 나타나게 되었다. 이 주제모음은 “닿지 못한 손길에 대한 미안함”, “압도적 감정 속에서 찾은 방어적 거리두기”과 “죽음 앞에 놓인 딜레마”로 구성되었다.
(1) 닿지 못한 손길에 대한 미안함
참여자들은 익숙하지 않은 중환자의 간호 업무에 버거움을 느끼며 항상 시간에 쫓기는 상황 속에서 환자를 돌봐야 했다. 신체적 간호뿐만 아니라 정서적 간호 또한 제공해야 함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특히 정서적 요구를 충족시켜 주기가 어려웠다. 참여자들은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자신의 돌봄에 대한 미숙함, 부족함에 대한 미안함, 죄책감과 아쉬움을 경험하였다.
자책도 많이 했고, 다른 연차 높은 선생님들이 봤으면 이렇게까진 안 됐을 환자인데 괜히 아는 것 없는 내가 봐서 환자가 더 안 좋아지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하며 힘들었던 적이 있어요(참여자2).
지금 생각하면 그 액팅이 중요한 것도 아닌데 더 신경을 쓸 걸 하고 후회했었어요(참여자3).
보호자들 슬퍼하시면 위로해 드리고 싶은데, 그럴 틈을 안 주시니까 힘들었고(참여자8).
(2) 압도적 감정 속에서 찾은 방어적 거리두기
참여자들은 중환자실의 빠르고 특수한 환경에서 매일 죽음을 목격하며 압도적인 감정적 부담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러한 반복적이고 강렬한 경험 속에서 이들은 자신을 보호하고 업무를 지속하기 위해 의도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감정적 거리두기 전략을 사용하게 되었다. 죽음은 더 이상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일상적인 업무 과정의 하나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정신없이 몰아치는 일상 속에서 환자를 애도할 시간마저 부족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죽음에 대한 충격과 두려움은 사라지고, 자신이 점차 감정적으로 메말라 간다고 느끼면서도, 반복되는 이별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감정에 거리를 두며 단단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한순간에 무뎌 지지도 않고, 점차 무뎌 진 것 같아요. 저는 시체 보는 게 제일 무서웠어요. 그래서 아, 이 일을 진짜 못하겠다. 이렇게 생각했었는데 점점 병원에서 사후 처치하는 걸 보고. 만져보고 하다 보니. 참여하다 보니 점점 무뎌진 거(참여자2).
어떻게 사후 처치를 하고, 어떻게 만지고, 어떻게 하지. 옛날에는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보면 일이니까. 저희 직업 일이고 해야 되는 일이니까. 다른 생각은 안 들고. 그리고 제가 챙겨야 되는 다른 환자들이 아직 남아 있으니까 빨리 해야 되겠다(참여자6).
(3) 죽음 앞에 놓인 딜레마
참여자들은 환자의 죽음 앞에 윤리적인 고민과 딜레마에 자주 직면했다. 환자가 고통을 받으며 연명 치료를 지속하거나 치료 중단이 결정되는 상황에서 ‘무엇이 환자를 위한 진정한 돌봄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딜레마 속에서 생명의 가치와 한계에 대해 고민하며 간호사의 역할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성장해 나갔다.
DNR에 대해서 마냥 안 좋게만 생각했거든요. ‘어떻게 자기 가족인데 포기할 수 있지?’ 이렇게 생각했는데 심정이 이해가 돼요. 그전에는 DNR을 약간 포기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는데 일하면서 보니까 보호자 심정이 그게 포기라기보다는 그게 환자한테 더 좋을 수도 있겠다(참여자6).
약을 많이 쓰게 되면서 발도 완전히 엉망이고, 피부도 다 괴사되고 있는데. 끝까지 치료를 하려고 하면 과연 진짜 환자를 위한 일인가 싶은 거예요. 이게 지금 환자 상태가, 이게 살아있는 게 맞나 싶기도 하고. 그냥 편히 보내드리는 게 맞을 텐데(참여자4).
3) 주제모음 3. 감사와 인정으로 자리잡기
생애말 간호를 하며 받는 고마움의 표현은 참여자들에게 큰 위로와 동기부여가 되었다. 간호사로서 역할뿐만 아니라 한 사람의 어른으로서 책임감을 인정받는 경험은 참여자들에게 자신감과 성숙을 안겨주었으며, 간호를 자신의 전문성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데 기여하였다. 이 주제모음은 “환자와 보호자에게 받은 감사”와 “전문인으로서 받는 인정”으로 구성되었다.
(1) 환자와 보호자에게 받은 감사
참여자들은 환자와 보호자에게 정성을 다해 간호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갔을 때 자연스럽게 감사와 인정을 받는 경험을 하였다. 환자의 마지막 순간까지 편안한 삶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고, 이에 환자와 보호자들은 참여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였다. 따뜻한 감사 인사와 신뢰의 눈빛은 참여자들에게 큰 힘이 되었으며, 간호사로서 자부심과 보람을 깊게 느끼게 했다. 이러한 경험은 참여자들이 생애말 간호의 의미를 다시 새기고, 간호사로서 성장해 나가는 데 긍정적인 동력이 되었다. 이러한 경험은 바쁜 업무 속에서도 참여자들에게 큰 보람과 자긍심을 느끼게 하였으며, 생애말 간호의 가치를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
딱 손을 잡으면 진짜 꽉 잡아 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인공호흡기 꽂고 있는데 제가 마음을 조금 더 썼다는 이유로 저한테 손으로 최고라고 날려 주시는 분들도 계셨거든요. 그런 것 보면 일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 보람을 많이 느꼈어요(참여자12).
(2) 전문인으로서 받는 인정
참여자들은 사회적 지지로부터 스스로가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게 하였다. 가족, 친구 등 대중으로부터 하나의 ‘어른’으로서 사회적 인정과 신뢰를 받는 경험을 통해 간호사로서의 직업적 만족을 받을 수 있었다. 간호사로서 직업적으로 존중과 인정을 받는 경험은 앞으로 업무에 책임감을 확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간호사로서, 또 한 사람의 성인으로서 책임감을 확립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간호사라는 직업 자체가 주변에서 인정해 주고 자신도 자부심을 가지게 하는 직업인 것 같아요. 특히 중환자실에 있고 환자를 본다고 하면 전 국민이 대단하다 하는 분위기고, 아무래도 가족이나 친구, 친척들이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참여자11).
주변에 일찍 부모님 돌아가시거나 이런 친구들을 보면 제가 그렇게 공감을 잘 한대요. 다른 친구들은 그렇 게 막 속 깊게 얘기를 안 들어주는데, 친구가 얘기하기를 너처럼 공감을 잘해주는 것이 처음이라고. 너무 고맙다고. 항상 네가 간호사인 게 자랑스럽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예요. 그 말 듣고 보람을 느꼈던 것 같아요(참여자12).
4) 주제모음 4: 경험으로 내재화되는 나의 생애말 간호
생애말 간호 경험을 통해 단순히 업무 수행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가치 있는 배움을 내면화 하게 되었다. 생명을 다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다운 존엄을 지키려는 간호의 노력은 참여자들의 마음에 깊이 새겨졌고, 이는 간호 전문성과 인간적인 따뜻함 사이의 균형을 고민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이 주제모음에는 “업무를 넘어 배워가는 삶의 가치”, “작은 손길로 지키는 존엄”과 “경험으로 체득하는 전문성과 인간미”가 있다.
(1) 업무를 넘어 배워가는 삶의 가치
반복되는 생애말 간호는 참여자들을 단순한 간호 행위를 넘어 인간, 삶의 본질과 가치를 다시금 성찰하게 하였다. 한 사람의 생애 마지막을 함께하는 이 경험을 통해 존엄한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자신의 삶과 죽음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참여자들은 이러한 경험 속에서 인간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폭이 넓어졌다.
최근에 임종 간호를 생각하면서 호스피스 병동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는데. 중환자실은 면회가 제한되어 있으니까 홀로 가시잖아요. 만약 가족이나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 의사도 존중해 주면서 침습적인 것도 안 하고 싶고, 호스피스 병동이나 1인실로 가서 친척들만, 한 번 더 만져주고, 같이 있으면서 평온하게 보내 드리고 싶다 이런 생각(참여자11).
(2) 작은 손길로 지키는 존엄
참여자들은 비록 작고 사소한 손길일지라도 생애말 환자들이 마지막까지 인간으로서 존엄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세심하고 따뜻한 간호를 실천하고자 노력했다. 단순한 신체적 편안함을 위한 간호를 넘어서 환자의 존재 자체를 존중하는 태도를 가졌다. 존엄을 지키며 깊이 있는 간호를 깨닫고, 환자의 편안한 환경을 위해 헌신하는 과정에서 간호사의 역할에 대한 자긍심 또한 커졌다.
신체 보호대를 풀어 드릴 수 없는 경우에는 제가 처치하는 동안, 제가 약을 주거나 바이탈 하거나 가래를 뽑는 그 하는 동안만이라도 풀어 드리려고 최대한 노력해요. 근육들도 다 뭉칠 거고. 주물러도 드리고 제가 할 수 있는 것들 많이 해 드려야지. 그렇게 하는 것 같아요.(참여자10).
제가 더 편하게 해드릴 방법이 많지는 않지만, 조금 더 드레싱 같은 거 신경 써 준다거나. 욕창이 생기지 않게 조금 더 관리를 해준다거나. 체위변경을 해준다거나. 옷을 좀 깔끔하게. 그게 제가 생각하기엔 제가 해줄 수 있는 선에서는 제일 좋지 않을까(참여자5).
(3) 경험으로 체득하는 전문성과 인간미
참여자들은 생애말 간호가 의학적 지식과 숙련된 기술뿐만 아니라 따뜻한 돌봄과 정서적 지지도 함께 요구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단순한 주어진 일을 수행하는 수준을 넘어 지식과 기술을 겸비한 전문직 간호사로 성장하길 원했으며, 동시에 환자의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적인 온기를 전할 수 있는 간호사가 되고자 했다. 점차 이들 마음속에는 전문성과 인간미가 조화를 이루는 간호를 실천하고자 하는 바람이 자리 잡게 되었다.
경력이 점점 쌓이면서 뭔가를 할 때 더 자신감 있게, 환자들에게 조금 더 상냥하게 대해주면서 말동무 같은 것도 해주고. 정신적인. 말도 잘 들어주는 그런 간호사가 되고 싶어요(참여자1).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성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요. 예전에는 많이 알고 똑똑해야 환자가 건강하게 나갈 수 있으니까 똑똑한 간호사가 되자 생각을 했는데 요즘은 마음이 따뜻한, 환자와 보호자 마음속에 계속 생각나는 간호사가 되고 싶어요(참여자11).
센스 있는 간호사. 지식도 있고, 친절함도 있는데, 그게 다 있는 간호사(참여자2).
IV. 논 의
본 연구는 Colaizzi [18]의 현상학적 방법을 활용하여 저년차 중환자실 간호사의 생애말 간호 경험의 본질을 심층적으로 탐색하였다. 12명의 심층 면담을 통해 도출된 4개의 주제 모음과 11개의 주제는 저년차 간호사들이 중환자실이라는 특수하고 복합적인 간호환경에서 생애말 간호를 수행하며 겪는 정서적⋅윤리적⋅실천적 갈등과 성장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중환자실 간호사가 전문직 정체성을 확립해가는 경험을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인간 존엄을 배우며 성장해 가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첫 번째 주제 모음인 ‘처음 마주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참여자들은 중환자실에서 처음으로 환자의 죽음을 마주하며 두려움과 충격을 겪었다. 선행 연구[21]에서 임종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는 감정적인 부담을 경험하였으며, 중환자실 간호사의 죽음에 대한 인식 연구[9]에서는 연령이 어릴수록 죽음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였다. 또한 간호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22]에서도 임상 경험 없이 처음 임종을 목격하여 큰 심리적 충격을 경험하였다는 결과는 본 연구 참여자들의 반응과 유사하였다. 중환자실이라는 특수 환경에서 간호사들은 환자를 살리기 위한 치료를 제공하며, 빈번한 환자의 죽음에 자주 직면하게 된다[23]. 임상 경력이 부족한 저년차의 간호사의 생애말 간호 과정 중에 겪게 되는 갑작스러운 환자의 죽음으로 겪게 되는 심리적 두려움과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한 정서적 지지 프로그램과 임종 간호 시뮬레이션 교육을 통한 훈련 시스템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참여자들은 환자의 죽음과 보호자의 상실의 슬픔을 가까이에서 경험하며 생명에 대한 가치뿐만 아니라 자신의 유한성을 생생하게 인지하게 되었다. 꺼져가는 생명 앞에서 죽음을 직면하는 순간, 자신에게 삶이란 무엇인지, 좋은 죽음이란 어떤 모습인지를 느끼고 질문하게 되었는데 이는 인생에 대한 가치관을 생성해나가는 의미 있는 과정이었다. 간호사는 자신의 유한성을 수용하고 삶과 죽음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때, 생애말 간호에 대한 태도가 더욱 긍정적으로 형성된다[24]. 따라서 간호 교육에서는 임상에 투입되기 전부터 건강하고 성숙한 인식을 형성할 수 있도록 죽음에 대한 철학과 생애말 간호에 대한 교육이 요구된다[25].
두 번째 주제 모음 ‘제약된 돌봄의 현실’에서 저년차 간호사로서의 미숙한 업무와 더불어 과중한 업무와 제한된 인력 속에서 생애말 간호에 충분히 집중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경험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선행 연구[26]에서 저년차 간호사들은 불확실하고 혼란한 상태에서 일하며, 자신의 간호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지 못하고 죄책감을 느낀다는 결과와 일치한다. 특히 반복적인 환자의 죽음을 마주하며 참여자들이 경험한 ‘감정의 무덤덤해짐’은 ‘익숙함’이라는 단어만으로는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저년차 간호사들은 감정적 부담 속에서 혼란스러운 적응기를 거치며, 정서적 소진을 방지하고자 정서적 둔감이나 감정적 분리와 같은 방어기제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17, 26]. 특히 감정 처리 시간을 가질 새 없이 다음 업무로 즉시 전환되어야 하는 중환자실의 고유한 환경적 특성상 이러한 대처는 필연적으로 발생하며, 이는 저년차 간호사들이 정서적 소진에 맞서 싸우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본 연구 참여자들은 중환자실이라는 특수성, 저년차 간호사라는 상황에서 무력감을 느꼈지만 요양병원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생애말 간호 연구[27]에서는 구조적인 제한으로 인해 치료 결정에 개입하지 못해 느끼는 무력감이 더 컸다. 생애말 간호에서의 무력감은 간호사가 처한 임상 환경과 경험 수준에 따라 차이가 있으므로 다양한 간호 근무 환경에서의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저년차 간호사의 과중한 업무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관리자의 역할이 중요하며 적절한 업무 분담이 필요하다[28]. 더불어 독립적이고 질적인 간호를 수행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지지적인 근무 환경이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참여자들은 치료적 상황에서의 윤리적 갈등을 경험하였는데, 이러한 결과는 3년 차 이상의 경력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10]에서 무의미한 치료 상황에서 윤리적 딜레마를 겪으며 도덕적 고뇌를 경험한 것과 같았다. 본 연구와 경력 간호사를 포함한 선행 연구[10]의 유사한 결과가 도출된 것은 중환자실이라는 특수한 환경이 간호사의 경력에 관계없이 공통된 윤리적인 어려움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생애말 간호를 수행하는 윤리적 갈등 상황에서 간호사를 위한 정서적 지지 및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의 마련이 요구된다. 또한 삶의 가치와 의미를 깨닫고 도덕적 고뇌를 극복할 수 있도록 영적 돌봄과 자기 성찰을 포함한 지지 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 임상 경력이 적은 저년차 간호사들에게 실제 직면할 수 있는 다양한 갈등 상황에 대해 미리 탐색하고 연습할 수 있도록 윤리적 의사소통을 포함한 시뮬레이션 기반 교육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세 번째 주제 모음 ‘감사와 인정으로 자리잡기’에서 참여자는 생애말 간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환자와 보호자로부터 진심 어린 감사와 인정을 받으며, 간호사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성숙해지는 경험을 하였다. 인간중심간호에 관한 연구[29]에 따르면 생애말 간호에서 간호사-환자 및 보호자 간의 상호작용은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며, 이는 환자뿐만 아니라 간호사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보호자와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간호사는 환자의 삶을 이해하고 간호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29, 30], 환자 및 보호자와의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교육은 필수적이다. 생애말 간호는 참여자에게 단순 업무가 아닌 인간적 성장을 이루는 데 중요하게 기여하며, 참여자들은 이러한 경험 속에서 가족과 친구들과 같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신뢰와 인정을 받으며 간호사로서의 정체성뿐만 아니라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역할 정립과 성장의 계기를 마련하였다. 사회적 지지로 인한 긍정적 피드백은 간호 업무에 영향을 주며, 정서적 회복과 극복력 향상에 기여하며[31], 신규 간호사에게 일의 의미와 전문직 자기이미지는 재직의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32]. 따라서 저년차 간호사가 사회적 지지로 인해 긍정적인 직업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동료 및 선배 간호사의 정서적 지지가 필요하며 조직적 분위기 형성이 요구된다.
네 번째 주제 모음 ‘경험으로 내재화되는 나의 생애말 간호’에서 참여자들은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의 가치를 되새기며, 생애말 간호를 단순한 기술적 행위가 아닌 전인적 간호로 인식하게 되었다. 환자의 존엄을 위해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자 하였으며, 이는 임종환자를 돌보는 병원 간호사가 나름의 최선을 다해 간호한다는 선행연구 결과[21]와 일치했다. 선행 연구[33]에서 12개월 미만 경력의 중환자실 간호사가 36~ 48개월 경력의 간호사보다 환자의 신체적 안위뿐만 아니라 정서적⋅심리적⋅영적 요구까지 고려하는 인간중심간호를 더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또 다른 연구[14]에서는 저년차 간호사의 임종 간호 수행 정도가 경력 간호사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는 개인의 경험, 임상 환경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추후 연구에서는 개인적, 환경적인 다양한 요인에 따라 생애말 간호 수행 정도를 파악할 필요가 있겠다. 생애말 간호에서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반응하는 감성지능은 단순한 지식만으로는 향상되기 어려우며 임상 경험과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개발될 수 있다[34]. 따라서 저년차 간호사들의 감성지능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 자기성찰 프로그램 및 인간중심 간호 교육이 필요할 것이다. 저년차 간호사는 직면기와 분투기를 거치며 역할전이를 경험하며 반복되는 돌봄에 여유가 생기게 되며 일의 가치와 의미를 발견해 나간다[17]. 참여자들은 중환자실 경력과 생애말 간호에 경험이 점차 익숙해지게 되고, 내적으로 단단해지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정체성을 확립해가며 앞으로 간호사로서의 전문성과 인간적 성숙간의 균형을 이루고자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임종 경험이 잦은 부서의 간호사일수록 삶의 의미 수준이 높으며, 숙련된 영적 간호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결과[35]와 같이 참여자들은 생애말 간호를 통해 생명의 존엄성과 삶의 의미를 깊이 있게 성찰하게 되었다. 삶과 죽음에 대한 간호사의 인식은 환자 간호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선행 연구[36]에서는 낮은 경력에 따른 낮은 삶의 의미 수준 결과를 보고하며 임상 경력을 고려하여 간호사가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하였다. 현재 중환자실이라는 특수한 환경의 간호사의 임상경력을 고려한 생애말 간호에 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중환자실 간호사의 경험은 임상경력 수준에 따라 차이가 있으므로 비교 연구가 필요하며, 경력별 특성을 반영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요구된다. 또한 저년차 간호사들은 자연스럽게 경력간호사를 롤모델로 삼으며 학습하게 되는데[17], 안정적으로 생애말 간호에 적응하고 전문성을 키워가기 위해서는 숙련된 간호사에 의한 멘토링 체계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며, 반복적인 경험을 위한 호스피스·완화의료 실습 등의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는 저년차 중환자실 간호사의 생애말 간호 경험을 중심으로 전문성 성장의 내면화 과정을 심층적으로 조명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향후에는 중환자실의 다양한 경력 수준의 간호사를 포괄하는 연구로 확장하여, 경력 수준에 따른 간호의 특성과 그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할 필요가 있다.
V.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저년차 중환자실 간호사 12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담을 진행하여 생애말 간호 경험을 이해하고자 Colaizzi [18]의 현상학적 방법으로 시행되었다. 연구 결과, ‘처음 마주한 삶과 죽음의 경계’는, ‘제약된 돌봄 의 현실’, ‘감사와 인정으로 자리잡기’, ‘경험으로 내재화되는 나의 생애말 간호’의 4가지 주제모음이 도출되었다. 본 연구를 통해 저년차 간호사들이 생애말 간호 과정에서 정서적 부담과 실무적 한계를 경험하면서도, 의료적 전문성과 인간적 성숙성과 전문성이 있는 간호사로 성장하고자 노력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상의 연구결과로 토대로 다음과 같은 후속 연구 및 실무적 제언을 제시한다. 첫째, 중환자실 간호사를 대상으로 생명윤리 및 죽음에 대한 철학적 교육이 필요하다. 둘째, 생애말 환자와 가족들의 경험에 대한 심층 연구를 통해 가족 중심 간호중재 전략 개발이 요구된다. 셋째, 저년차 간호사와 경력 간호사의 생애말 간호 경험에 대한 비교 연구를 통해 저년차 간호사들의 경력 발달의 과정을 이해하고 적절한 교육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넷째, 생애말 간호 경험을 간호 교육과 실습 과정에 체계적으로 통합하여 간호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Notes
Conflict of interest
Mi-Kyeong Jeon has been the executive director of the Korean Society of Critical Care Nursing since February 2024. She was not involved in the review process. Otherwise,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Funding
This research was funded by the Korean Society of Critical Care Nursing in 2021.
Data availability statement
The data that support the findings of this study are available on request from the corresponding author. The data are not publicly available due to privacy or ethical restriction.
